강원도 옛길 중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아름다움을 간직한 고개, 새이령을 아시나요? 새이령(사이령)은 진부령과 미시령 사이에 있다 하여 샛령이라 부르고 있는 천상의 숲길이다. 소간령과 대간령으로 이어지는 길로 영동과 영서를 잇는 무역의 길이였다. 새이령길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와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를 잇는 보부상 또는 주민들이 다녔다는 고갯길이다. 설악산 국립공원 북쪽의 신성봉(1212m)과 마산봉(1052m) 사이에 있는 비밀스러운 천상의 고개다.
영동에서 영서로 넘어가는 대간령의 새이령 길은 이름처럼 아름다운 흙길이며 순한 숲길이다. 크고 작은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은 원시림과 청정한 계곡이 있는 길이다. 계곡에는 많은 소와 담이 있어 걷다가 휴식과 쉼을 가질 수 있는 울창한 힐링의 숲길이다. 오래전 이곳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였다는 주요 도로였다고 한다. 산 너머 사람들 영동 사람과 영서 사람들이 자신들이 재배한 지역 특산품과 소, 말 등을 교환하던 고개였다고 한다. 작은 장터 역할을 하던 고개(령) 대간령이다.
부드러운 길, 새이령 길은 인제천리길 중 마장터 가는 길(7-2코스)이다. 불볕더위가 사그라들지 않는 30도를 넘는 도심지 기온과 달리 새이령 길은 25도 정도다. 더위를 모르는 매우 시원한 길이다. 새이령 길 답사는 용대리 창암마을 박달나무 쉼터에서 숲길을 따라 소간령을 넘어 마장터를 지나 대간령까지 왕복 약 11km다. 옛 마장터 흔적은 없지만 사람과 말이 쉬어가고 마방과 주막이 있던 곳이라 한다. 웅장하지 않는 아름다운 바위와 요란하지 않고 깨끗한 와폭들이 있는 길이다. 오지 중의 오지, 청정 오지의 길로 이쁜 길이다.
지금의 새이령 길은 옛길 그대로 정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길이다. 사람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아 비밀과 설렘을 간직하고 있는 화원길이다. 자연이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걷는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길이다. 새이령 길은 꾸밈이 없는 길이다. 옛길 그대로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빼곡한 계곡을 걷는 길이다. 새이령 길의 난이도는 하, 중 정도다. 걷다가 힘들면 쉬었다가 일행이 되돌아오면 다시 들머리를 향해 걷는 길이다. 부담이 전혀 없는 길이다. 피드치톤이 풍부한 자연 속에서 쉼을 갖는 자체가 휴식이며 건강이다.
박달나무 쉼터는 수십 년이 된 소나무가 50여 그루가 빼곡한 숲을 이룬다. 미시령으로 오르는 도로에서 느끼는 더위와는 완전 다른 모습의 시원함이다. 새이령 길의 아름다운 풍경이 시작되는 입구다. 새이령 숲길은 옛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느끼게 하는 옛길이다. 숲길에는 작은 하천을 따라 걷지만, 소나무 등 침엽수보다는 단풍나무 등 활엽수가 울창한 숲길이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길이다. 설에 의하면 옛 보부상들의 땀과 눈물과 한이 서려 있는 옛길이라 한다.
쉼터 박달나무 주차장에서 숲으로 들어가면 입구부터 징검다리를 건너야 한다. 계곡을 흐르는 물이 작을 때는 별문제가 없지만 비가 내려 물길이 많아지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계곡 길이다. 빼곡한 숲이 때론 답답함을 느끼게도 하지만 시원함이 이를 극복하게 한다. 한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은 때론 계곡을 때론 경사가 있는 길을 걷지만,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오르고 내림의 경사도도 그리 심하지 않은 길이다. 가끔 인제천리길이라는 이정표가 있지만 그냥 지나칠 수 있다. 길은 대간령을 향해 가는 하나 밖에 없는 길지만 안내 등이 부족한 길이다.
쉼터에서 출발한 지 1시간 정도 걸으면 작은 고개가 있다. 소간령(400m)이다. 소간령에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운치 있게 서있다. 돌탑 위에는 소원을 비는 너와 지붕의 장식장이 있다. 잠시 쉼을 갖는 정취가 있는 고개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산 숲 바람이 정겹고 시원하다. 또 다른 느낌의 바람을 인식하게 한다. 옛날 이곳을 지나는 주민들이 쉼을 가지면서 머리에 이고온 보따리와 지게에 짊어진 삶의 짐들이 쉬어 가던 곳이다. 지금은 건강을 위한 등산 배낭과 스틱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소간령에서 잠시 쉼을 갖고 다시 걷는다. 올라온 만큼 내려 가는 숲길이다. 새이령길은 이름처럼 곱고 순한 느낌의 길이다. 사시사철 찾을 수 있는 매력을 안고 있는 길이다. 봄에는 야생화가 여름에는 계곡에서 피서를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계곡으로 생각된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설경이 아름다운 새이령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눈길도 어렵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깊은 계곡의 눈길이 염려되는 길이다. 조금 내려가는 또다시 편안한 평지와 계곡을 걷너는 길이다.
옛 마장터 부근이다. 인적이 전혀 없는 청정 오지 새이령길에는 10여 세대가 살았다고 한다. 화전민도 아니고 오직 산나물과 약초 등을 재배하며 살았다고 한다. 평범한 숲속이다. 아름다운 낙엽송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구간이다. 새이령길에 있는 오직 남아 있는 집 한 채가 보인다. 집 입구는 사람이 있다는 표시의 정낭(제주 민가 입구)이 설치되어 있다. 정낭은 가로막혀 있으면 사람이 없는 표시고 내려져 있으며 사람이 있다는 표시다. 30여 평의 잔디밭 위에 정갈한 집이다. 오지인(자연인)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주인은 만나지 못했다.
자연인의 집을 지나면 계곡에 넓은 소가 있다. 새이령길에서 가장 넓고 쉼을 가질 수 있는 계곡이다. 잠시 발을 담그고자 배낭을 풀고 신발을 벗는다. 새이령길 계곡물은 너무 차갑다. 금방 청수 같은 물에서 발을 빼내어야 한다. 하기야 여기는 설악산 국립공원 지대로 인제천리길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거의 인적이 없는 길이었다고 한다. 계곡 숲길에는 산악구보 표시판도 보인다. 산악구보를 하는 동호인들이 뛰기 좋은 길로 여겨진다. 가끔 캠핑하는 사람들 모습도 보인다. 있는 며칠 동안 자연인 체험을 하는 계곡이다. 새이령 길은 정보통신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길이다. 휴대폰의 통화가 안 되는 계곡이다,
새이령 계곡 길은 물소리를 들으며 쉬엄쉬엄 걷는 길이다. 계곡이 깊어 매미 소리 풀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는 숲길이다. 오직 나무와 자신과 나누는 대화가 전부다. 또다시 계곡 길을 걷는다. 이런 아름다운의 비경과 옛길을 설명하는 이정표 하나쯤 설치되어 있으면 좋으려만 아쉽다. 과대포장이라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이령길을 알려 하지 않으면 그냥 걷는 길 뿐이다. 대간령을 향해 가는 길이 전부다. 새로운 길을 걷다 보면 설렘이 있다. 이정표 하나, 붉은 리본 하나도 반가울 때가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위안이 되는 표시물이다.
작은 폭포 하나가 있다. 떨어지는 낙수, 물 소리는 요란스럽게 들린다. 본격적으로 대간령을 향해 오른 길목이다. 오늘 걷는 길 중에 가장 호흡이 거칠어지는 구간(약 10분)이다. 멀지 않는 곳에 등고선이 보인다. 빼곡한 숲 사이로 보이는 능선길이다. 대간령 고개로 보이는데 잠시 후 오늘의 종착지 고개에 도착이다. 대간령에는 돌탑 10여 개 있다. 마산봉으로 가는 길과 도원리로 내려가는 길은 열려 있다. 하지만 신선봉 가는 방향은 입산 금지다. 국립공원 설악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인지 정말 시원하다. 금방 흐르던 땀방울이 사라진다.
도심지 온도는 30도를 훨씬 넘은 불볕더위이다. 열대야와 전쟁이지만 이곳 대간령은 시원함을 만끽하는 천상이다. 쉼을 갖고 환기를 느껴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 쉬엄쉬엄 안전하게 길을 살피며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기록에 의하면 강원 북부지역의 영서와 영동 사람들은 이 새이령 길, 대간령 고개를 넘어 다녔다고 한다. 진부령 길은 길어서 지루하고, 미시령은 짧지만 까다롭고 한계령은 경관은 좋지만 험악스러워 부드러운 이 새이령길을 이용하여 넘어 다녔다는 기록이다.
하산 후 미시령으로 가는 길 입구에 있는 박달나무 쉼터 소나무 그늘에 잠시 쉼을 갖는다. 쉼터에는 피서객들이 분주하게 들락거린다. 소나무 향이 더위를 잊게 한다. 주인장 말씀 가을에 이 길을 한번 더 찾아 오라고 한다. 단풍이 그리 아름다운 길이라고 침이 마르도록 홍보한다. 또한 새이령길을 걷다가 대간령에서 마산봉을 넘어 진부령 알프스리조트까지 한번 걸어 볼 것을 적극 권장한다. 새이령길을 걷는 사람들은 쉼터만 이용하고 쓰레기만 남기고 간다고 투덜댄다. 이런 모습이 살아있는 생존의 모습이라 생각하며 곱디 고운 새이령길 답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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