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High resolution photo bank 제공)
(사진 = High resolution photo bank 제공)

2025년 11월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자국 인공지능(AI) 기술 자립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날 개막한 연례 AI 콘퍼런스 ‘AI 저니 2025’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행사장에 설치된 인간형 로봇 ‘그린’의 시연을 참관하며 관련 산업 육성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로봇의 퍼포먼스가 끝난 직후 푸틴 대통령은 국가 차원의 AI 태스크포스 설립을 공식 지시했다.

행사장에서 소개된 로봇 ‘그린’은 자신을 “러시아 최초의 통합형 인공지능 휴머노이드”라고 소개하며 무대에 등장했다. 로봇은 음악에 맞춰 간단한 동작을 선보였고, 푸틴 대통령은 “인상적이다”라고 평했다. 스베르방크는 이 로봇이 은행 내 여러 운영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연은 경호 인력의 철저한 통제 아래 진행됐다. 로봇이 동작을 마치자 대통령 경호원이 즉시 푸틴과 로봇 사이를 가로막아 이동을 제한했으며, 로봇의 접근 범위도 사전에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직전에 또 다른 러시아 로봇 ‘에이돌’이 공개 시연 중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었던 만큼, 안전 조치가 더욱 강화된 모습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스베르방크가 새로 공개한 건강 분석 기능 탑재 ATM 단말기도 확인했다. 이 단말기는 내장 카메라로 심박수와 혈압 등 생체 지표를 분석해 요약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소개됐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정기 건강 검진을 받았다며 “결과가 모두 정상이었다”고 말했다.

전체회의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AI 분야에서 독자적 기술과 자체 제품을 전 범위에 걸쳐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 기술 의존을 최소화하고,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 확충까지 포함한 국가 단위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30년까지 AI 기술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에 상당한 규모로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행사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 속에서 기술 자립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있음을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연부터 의료·보안·제약 분야 최신 기술 발표까지, 러시아 AI 산업의 방향성과 정부 전략이 한 자리에서 집중적으로 드러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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