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상징 어디서나 보면 등대같은 롯데타우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서울의 상징 어디서나 보면 등대같은 롯데타우 전경(사진=김호선기자)

‘나는 걸을 때만 명상을 한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정신은 오직 나의 두 다리와 함께 움직인다’는 루소의 말을 좋아한다. 하늘이 맑고 구름이 아름다운 계절, 만추를 느끼며 걷는 하천 길. 하늘엔 하얀 뭉게구름이 아름답게 수놓고 있어 장관이다. 물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한다. 솜털처럼 뭉게구름을 타는 기분이다. 이 물길은 경기도 성남 분당과 서울 잠실을 잇는 하천길이다. 이 하천을 탄천이라 부른다.

탄천 답사 들머리 수인분당선 이매역 출구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탄천 답사 들머리 수인분당선 이매역 출구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탄천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있는 법화산(383m)에서 발원하여 성남시 분당과 판교, 강남 삼성동과 송파 잠실동을 거쳐 한강으로 유입되는 지류 하천(약 35km)이다. 이 하천 중 분당 이매역에서 석촌호수를 둘러본 후 잠실역까지 물길을 따라 약 15km 답사다. 사계절 탄천에는 물길을 따라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 등을 타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러나 대부분 자전거를 타는 동호인들의 독무대다. 탄천은 건강하고 행복한 건강이 넘치는 하천이다.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든 만추의 분당 이매역 앞 하천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든 만추의 분당 이매역 앞 하천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탄천이라는 이름은 숯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옛 삼천갑자 동방삭의 전설과도 관련이 있는 숯을 빠는 이야기가 있다. 꾀가 많은 동박삭은 삼천갑자를 살았다고 한다. 동방삭을 잡기 위해 옥황상제는 저승사자를 내려보냈다. 지상에 내려온 저승사자들은 시냇가에서 숯을 빠는 시늉을 한다. 이때 한노인이 숯을 빠는 사람들을 향해 이런 미친 사람들은 처음 보았다고 했다. 이에 저승사자들은 그가 동방삭임을 알고 붙잡아 옥황상제에게 데려 갔으며 이로부터 숯내(한자 탄천)이라 부르고 있다는 하천이다. 탄천에는 숯내교(송파문정동-강남 자곡동)가 있다.

탄천의 징검다리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탄천의 징검다리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탄천을 답사하기 위해 수도권 전철 수인 분당선을 이용하여 이매역에서 하차했다. 분당구 이매역은 수인 분당선과 경강선의 통합역사이다. 이매역 6번 출구가 탄천 들머리이다. 1992년 이후 분당은 1기 신도시로 성남 남부에 위치하며 전국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구라고 한다. 분당이라는 이름은 분점리와 당모루의 이름에서 유래된 지명이라고 한다. 탄천에 도착하니 제4회 걷기대회 현수막이 커다랗게 걸려 있다. 물길이 맑고 깨끗한 탄천에는 많은 사람이 운동하는 모습이다.

맑고 깨끗하게 조용하게 흐르는 생명이 돌아온 탄천 모습(사진=김호선기자)
맑고 깨끗하게 조용하게 흐르는 생명이 돌아온 탄천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탄천에는 물길을 따라 많은 거대한 도심으로 탄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많다. 방아교-탄천대교-숯내교-동부간선도로 등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다리가 약 15개다. 또한 사람이 건너다닐 수 있는 보도교(매송, 인절미, 모시, 동방삭 등)가 있다. 보도교 이름들이 독특하다. 보도교는 아치형 등 아름답게 만들어 놓은 사람이 다닐 수 있는 다리다. 탄천변에는 각종 운동장 시설이 구마다. 동마다 설치되어 있다. 이 운동장 시설은 지역 주민들이 운동을 할 수 있게끔 유혹의 시설물이다.

대도시 하천으로 많은 차도와 인도교 중 이름이 명품인 인절미 인도교(사진=김호선기자)
대도시 하천으로 많은 차도와 인도교 중 이름이 명품인 인절미 인도교(사진=김호선기자)

1989년 분당은 탄천 주변으로는 1기 신도시로 조성된 도시다. 대부분 아파트 단지가 빼곡한 도시풍경이다. 탄천에는 각종 철새가 즐겁게 먹이 사냥을 하는 모습이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져 살기 좋은 환경을 자랑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길은 하염없이 흘러 한강으로 흘러간다. 탄천변에 가을의 상진 단풍이 울긋불긋하게 만추의 다양함을 연출하고 있다. 아름다운 계절이다. 징검다리도 몇 개가 있는데 그냥 돌맹이를 하천에 놓아둔 징검다리가 아니다. 곡선을 중시하여 눈요기가 되는 징검다리들이다. 격이 다른 도시의 미각을 살린 디자인이다.

탄천으로 유입되는 지류 중 하나 야탑천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탄천으로 유입되는 지류 중 하나 야탑천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탄천의 보도교 이름 중 인상 깊은 이름이 '인절미' 다리다. 왜? 인절미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을까? 궁금하다. 다리를 이모저모 살펴보면서 상상해 본다. 보도교 상판이 작은 사각형의 모습의 선이 그려져 있다. 어찌 보면 인절미처럼 보인다. 색상도 콩가루를 발라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인절미 보도교라 부르지 않을까? 상상해 보는데 발걸음이 가볍고 즐겁게 웃을 수 있어 재밌다. 상상은 착각이라 하지 않는가.  

탄천에는 생명이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조성된 지혜의 물길(사진=김호선기자)
탄천에는 생명이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조성된 지혜의 물길(사진=김호선기자)

성남시에는 탄천을 중심으로 성남 누리길 총 7개 구간이 조성되어 있다. 1구간 남한산성길은 북정동- 남한산성 남문, 2구간 검단산길은 남문-갈마치고개, 3구간 영장산길은 갈마치고개-태재고개, 4구간 불곡산길로 태재고개-동원동, 5구간 태봉간길은 동원동-하오고개, 6구간 청계산길은 하오고개-옛골 등산로입구, 7구간 인릉산길은 등산로 입구-북정도까지다. 이길은 수정구, 중원구, 분당구를 지나가는 길이다. 이 길 중에 걸었던 길이 많지만 가보지 못한 길이 또 자극하게 한다. 왜? 미지의 길은 설렘에도 길 위는 평화이기 때문이다.

탄천에는 물길과 나무 그리고 각종 수생식물의 보고(사진=김호선기자)
탄천에는 물길과 나무 그리고 각종 수생식물의 보고(사진=김호선기자)

탄천변에는 우아하게 보이는 수양 버드나무가 많다. 다른 나무들은 단풍으로 물들어 있지만 수양 버드나무는 푸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축 처진 모습으로 굴곡의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들의 삶도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유롭게 유유자적한 삶이다. 탄천 곳곳에는 지혜의 물길이 있다. 작은 보로 거름막으로 하거나 계단의 물길에는 물고기들이 강을 거슬러 오를 수 없다. 따라서 작은 보 옆에 물길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경사가 낮게 물길이 흐른다. 자연을 생각하는 배려와 지혜의 물길이다.

생명이 돌아온 탄천, 그래서 볼수록 탄천(사진=김호선기자)
생명이 돌아온 탄천, 그래서 볼수록 탄천(사진=김호선기자)

탄천에는 작은 다리들이 대부분이지만 양재대로 등 수도권 교통을 순환시키는 대형 다리 등도 많다. 복잡한 차들의 이음이 보인다. 탄천의 공기는 숨 막힘이 없는 깨끗한 물길이다. 한 분의 흰 지팡이가 보인다. 아무런 동행인이나 멘토가 보이지 않는다. 혼자서 흰 지팡이에 의존하여 걷고 있다. 뒤에서 한참 지켜보면서 걷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옛 기억이 떠오른다. 1급 시각장애인 한 분과 전국을 걷고 자전거(2인승)로 종주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가 가장 으뜸이었던 청춘이었다고 문뜩 회상하게 한다.

성남 9경 중 탄천 벚꽃길 7경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성남 9경 중 탄천 벚꽃길 7경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탄천을 한마디로 ‘볼수록탄천’이라고 부르고 있다. 탄천의 수많은 다리 밑에는 나무 의자들이 놓여져 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다. 둔전교를 지나 모시 보도교에다 도착이다. 또 모시 보도교일까? 주변을 살펴보아도 이름에 대한 설명이 없다. 아쉽다. 모시보도교를 건너가면 오르쪽으로 커다란 담벼락이 있다. 서울공항이다. 서울공항 뒤로 롯데빌딩이 보이기 시작한다. 서울에 들어왔다는 표시다. 탄천에는 하얀 백로, 까마귀 등 많은 철새가 노닐고 있다. 서울 상공에 뭉게구름이 더 아름답다.

탄천을 숲과 관련된 전설이 있는 숯내교와 숯내광장(사진=김호선기자)
탄천을 숲과 관련된 전설이 있는 숯내교와 숯내광장(사진=김호선기자)

총소리가 갑작스레 들린다. 왠 사격훈련? 새들을 쫒는 공포탄 소리다. 수진 습지생태원이다. 철이 지난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에 흐느적거린다. 커다란 운동장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야외풀장 시설도 조성되어 있다. 각종 수생식물이 즐비한 습지 생태원의 도착이다. 탄천 민물고기를 연구하는 공원이다. 탄천의 수질 개선과 하천 생물 복원을 통한 생태환경을 개선하는 공원이다. 정수습지와 개구리연못, 민물고기연못 등이 조성되어 있다. 탄천 습지에는 흰발검둥오리, 모래무지, 원앙새, 버들치, 금개구리, 너구리, 꼬리명주나비 등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송파둘레길 중 메타쉐콰이아 숲길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송파둘레길 중 메타쉐콰이아 숲길 모습(사진=김호선기자)

공원에는 또 다른 물길이 유입된다. 갈대가 흐느적거리는 둑길 위로 벚꽃 7경 뚝 마루 길이 조성되어 있다. 벚나무가 약 1km 이상 도열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가 점점 가깝게 한눈에 들어온다. 탄천교 양재대로가 서울과 성남을 이어주는 거대한 다리 밑을 지난다. 어느새 서울 입성이다. 서울은 또 다른 모습이다. 입구부터 파 골프장이 있는데 많은 동호인이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대곡교를 지나는데 송파구로 길 양옆으로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도열하고 있다. 서울 둘레길과 송파 둘레길이 합류하는 구간이다.

송파둘레길을 홍보하는 입갑판(사진=김호선기자)
송파둘레길을 홍보하는 입갑판(사진=김호선기자)

서울 둘레길은 서울의 외곽 156km를 걷는 길이다. 송파 둘레길은 21km다. 숯내교에 도착했는데 다리 밑에는 숯내 광장이 있다. 탄천에는 갈대의 천국이다. 탄천에는 동막천, 분당천, 운중천, 금토천, 야탑천, 여수천, 상적천 등 지류가 유입된다. 탄천 주변에는 낙생저수지, 운중저수지, 대왕저수지, 서현저수지, 분당저수지 등이 조성되어 있다.

탄천 하류의 갈대와 각종 수생물의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탄천 하류의 갈대와 각종 수생물의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송파구 숯내교에 밑에는 동방삭의 대한 설명이 되어 있다. 동방삭(BC154~BC93)은 중국 전한 중기의 실제 인물이라 한다. 사기에 익살의 영웅이라고 소개한다. 그런데 왜 중원 땅의 이름을 인용하고 있을까? 저승사자들이 숯을 씻고 있는데 동방삭이 왜 숯을 씻고 있느냐? 저승사자의 답은 숯을 하얗게 만들려고요. 그러자 동방삭이 삼천갑자를 살았지만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는 전설 얘기가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왜 탄천이고 숯내교라 부르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서울 도심지 잠실역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서울 도심지 잠실역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숯내교 아래에는 숯 때문에 물 색깔이 짙푸르다 하여 이름을 숯내라고 부르고 있다는 설명과 조선시대 이 일대에 숯 공장이 많아 검내라고 불렀다는 설명이다, 어떤 이름이면 어쩐가? 재미있다. 후세들이 즐거우면 그만이 아닐까. 잠시 쉼을 갖고 석촌호수를 찾아 걷는다. 롯데타워를 보고 걸으면 금세 찾을 수 있다. 석천 호수의 도착이다. 석촌호수는 불타고 있다. 수많은 시민이 빼곡하게 만추의 행락을 즐기고 있는 모습들이다. 석천호수의 분수는 힘차게 솟아오르고 오락시설에서는 흥겨운 음악 소리가 들린다.

생명이 돌아 왔다는 볼수록탄천 안내도(사진=김호선기자)
생명이 돌아 왔다는 볼수록탄천 안내도(사진=김호선기자)

송파 석촌호수는 1980년대 초 호수를 정비하여 아름다운 공원이 되었다. 송파대로가 조성되면서 석촌호수는 동, 서호로 나누어져 있는 공원이다. 석촌호수는 서울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찬사를 받는 공원이다. 서쪽 호수에는 전통 한옥의 서울놀이마당과 롯데월드와 롯데타워가 조성되었다. 석촌호수에 롯데월드타워(지상 555m, 지상 123층)의 그림자는 더 많은 즐거움을 제공하는 건물이다. 롯데월드타워는 2017년 3월에 개장했으며 세계 6번째 높은 건물이다. 롯데타워는 야경이 더욱 빛나는 풍경이다. 잠실역으로 내려가 오늘의 탄천 답사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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