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고즈넉한 섬 위도의 명물 '대월습곡'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조용하고 고즈넉한 섬 위도의 명물 '대월습곡'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서해에 고슴도치를 닮은 섬이 있다. 커다란 달을 닮아 국가지질로 지정된 바위가 있다. 1970년대까지 매년 봄철이면 수많은 배가 황금을 캐던 섬이었다. 칠산바다의 조기잡이 파시가 활발했던 섬, 위도다. 위도는 전라북도 부안 격포항에서 15km 떨어진 조용하고 고즈넉한 섬이다. 부안 격포항에서 배로 약 50분 거리에 있는 섬이다. 위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어족 자원이 풍부한 섬이다. 격포항을 출발한 배가 위도에 도착하면 두마리의 고슴도치가 있다. 위도 해안 둘레길은 약 20km다. 푸른 바다 풍경을 보면서 걷는 길이 절경이다. 

수많은 어선들이 드나드는 작은 항구 격포항(사진=김호선기자)
수많은 어선들이 드나드는 작은 항구 격포항(사진=김호선기자)

위도의 섬 이름은 고슴도치를 의미한다고 한다. 위도의 위자는 고슴도치 위蝟자를 사용하고 있는 이름이다. 위도는 섬 전체 모습이 고슴도치와 흡사하다고 한다. 고슴도치 머리 부분이 위도의 부두가 있는 파장금이고 파장금항 앞에 있는 섬이 식도로 고슴도치의 먹이라고 한다. 위도 사람들은 앞 섬을 식도, 밥섭이라고 부른다. 중국 송나라 서긍은 선화봉사고려도경에 고슴도치 섬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곳이 위도라는 설명이다. 위도는 자연이 아름다운 힐링의 섬이다.

격포항에도 항구의 서정을 상징하는 붉은 색과 하얀 색 등대 모습(사진=김호선기자)
격포항에도 항구의 서정을 상징하는 붉은 색과 하얀 색 등대 모습(사진=김호선기자)

격포항과 위도 사이의 거리는 약 15km다. 격포항에서 여객선이 1일 3회 왕복 운행하고 있다. 부안 격포항은 달이봉(86m)과 봉화봉(172m) 사이에 있는 아름다운 항이다. 서해랑길 46코스(모항~달이봉 10km)에 있다. 위도는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힐링의 섬이다. 사랑이 꽃피는 섬이다. 위도에는 아름다운 해수욕장과 민속놀이 위도 띠뱃놀이가 유명하다. 2023년에 지정된 큰 달 천연기념물 대월습곡이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대월습곡은 백악기 전에 형성된 해안가 절벽으로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이 탄성을 부르게 한다. 습곡은 지층이 물결 모습으로 주름이 있는 현상이다.

위도로 향하는 여객선에서 바라 본 격포해수욕장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위도로 향하는 여객선에서 바라 본 격포해수욕장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안개 낀 격포항에서 여객선은 위도를 향해 출발한다. 어느 항구처럼 격포항에도 방파제가 있다. 그 방파제 위에는 두 개의 등대(빨강. 흰)가 파수꾼 역할을 한다. 운치가 있는 격포항이다. 격포항 오른쪽으로 달이봉이 보인다. 달이봉 넘어 아래에는 격포의 명물 채석강이 있으며 격포해수욕장이 있다. 항구를 빠져나간 여객선은 넓은 서해를 질주한다. 이 바다는 1993년 10월에 서해 훼리호 참사가 일어났던 통한과 슬픔의 바다다. 꼭 한 번 찾아와 그들을 위로하고 슬픔을 나누고 싶었던 바닷길이다.

아름다운 해안의 변산반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아름다운 해안의 변산반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넓은 바다 뱃길에서 격포해수욕장 등 변산반도 해변을 살펴본 다음 객실로 들어가 따끈한 온돌방에 눕는다. 객실이 따스하니 금방 잠이 들었다. 30여 분 뜨끈한 객실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몸 상태가 매우 좋다. 50여 분을 달리니 식도와 위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위도항(파장금)은 안락하고 조용한 항구다. 위도 여객선은 격포항에서 위도와 식도를 오고 다니는 단조로운 항로다. 위도 선착장에 내리니 두 마리의 고슴도치 모습의 조형물이 반긴다. 

뱃전에서 바라보는 위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뱃전에서 바라보는 위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위도항에는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붉은 버스(25인승)가 서 있다. 버스를 이용하여 아름다운 해안길을 따라 진리와 위도(도장금) 해수욕장 그리고 깊은금해수욕장에서 내렸다. 소요된 거리는 약 8km(10분)다. 깊은금 해수욕장 앞 식당에서 서해안 제철 음식 꽃게탕이 준비되었기 때문이다. 식사 후 위도항까지 걸어서 해안도로를 답사할 예정이다. 이와 반대의 일정으로 하여도 가능하다. 위도항에 12시 도착한 여객선을 오후 4시까지 승선하면 된다.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는 식당 주인장은 겨울 여행도 즐겨보라고 추천한다.

위도 파장금과 마주보고 있는 식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위도 파장금과 마주보고 있는 식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위도 깊음금 마을 식당 주인은 제철 음식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식당이라고 자랑한다. 모 방송국에 출연한 식당이다. 요즘 꽃게 철이라 꽃게로 찌개와 간장게장, 양념게장이 마련되어 있다. 전라도의 독특한 맛, 양념이 강하면서도 맛있다.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동행한 모든 분이 맛있게 먹었다는 평가다. 깊은금 마을에는 위도의 내원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있다. 이 내원암의 내원모종을 위도 1경으로 꼽고 있다. 내원암은 조선 영조 10년에 설립한 암자라 한다. 내원모종이란 내원암에서 해 질 무렵 종을 치는 종소리를 말한다고 한다. 석양의 노을과 암자의 종소리가 환상적이라 한다. 내원모종의 설명을 들은 후 해질 무렵 낙조를 보면서 내원암의 종소리를 듣고 싶은 풍경을 그려본다. 

위도 파장금 항 선착장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위도 파장금 항 선착장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식사 후 오후 일정에 따라 바다 해변 길을 따라 위도 식수원 밑에 있는 대월습곡으로 향한다. 해수욕장에서 1km 정도 바닷길로 나가면 커다란 바위 절벽이 나오는데 절경이다. 이런 곳에 이렇게 멋진 풍광을 숨겨 둔 것처럼 보인다. 모두가 탄성을 지르며 사진찍기에 바쁘다. 바위는 백악기 때부터 형성된 바위라고 한다. 2년 전 국가지질로 지정된 천연기념물이다. 발걸음은 위도 해수욕장을 걷는다. 작은 섬에 있는 제법 큰 해수욕장이다. 모래를 걸어도 발길이 빠지지 않는 천혜의 모래다. 여름철이 되면 해수욕장은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한적하면서 조용한 해수욕장이다. 주변에 편의시설도 잘 조성되어 있다. 여름날의 젊음의 함성이 들린 것 같다.

파장금 항구에 있는 고슴도치 조형물(사진=김호선기자)
파장금 항구에 있는 고슴도치 조형물(사진=김호선기자)

위도해수욕장에 허 균의 소설 홍길동전을 소개하고 있다. 이외의 발견이다. 이렇게 소중하고 좋은 자료를 발견하다니 대단한 위도의 발견이다. 홍길동전에 홍길동이 수천 명의 부하들과 함께 율도국에 도착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작가는 평소 사회모순을 비판하며 조선의 개혁을 꿈꾸었다. 혀균은 공주 목사를  파직 한 후 부안으로 내려와 정사암에 머물면서 홍길동전을 집필하였다고 한다. 부안 변산 지방의 산천을 유람하면서 바다 건너 위도를 찾았다고 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향의 세계, 율도국을 위도에 탄생시켰다는 평가다.

파장금 포구를 설명한 고스도치 형상(사진=김호선기자)
파장금 포구를 설명한 고스도치 형상(사진=김호선기자)

위도해수욕장의 설치된 고슴도치 윤슬 뒤로 보이는 바다가 아름답다. 작은 고개를 넘어 벌금마을에 도착했다. 전형적인 작은 어촌마을이다. 앞에 펼쳐진 바다의 파도 소리와 향긋한 바다 내음이 운치를 더해 준다. 벌금마을은 활모양으로 쑥 들어간 해안지형을 의미한다고 한다. 벌금마을과 연결된 진리마을의 도착이다. 진리마을에 면 소재지가 있다. 학교와 우체국, 파출소 등이 있다. 제법 큰 마을이다. 진리마을은 위도에서 가장 먼저 사람이 정착한 마을이다. 진리에는 위도관아가 있었다고 한다. 진리 앞바다에 솟아오르는 일출을 용연창조라 하는데 그 아름다운 모습을 위도 8경이라고 한다.

위도의 식수를 채우 둔 저수지 밑이 대월습곡 입구(사진=김호선기자)
위도의 식수를 채우 둔 저수지 밑이 대월습곡 입구(사진=김호선기자)

용연창조란 진리 포구에 바닷물이 만조가 되면 마치 연못 속에 용이 놀고 있는 형상이라 한다. 위도의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이다. 울렁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진리마을 지나 잠시 오르막길을 오른다. 위도 해안 길에서 모처럼 오르막길이다. 걷던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본다. 아름다운 어촌마을이다. 위도에는 가장 높은 봉우리가 망월봉 254m이다. 정상에 올라 동쪽을 바라다보면 격포와 변산반도가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정상을 망봉제월로 위도 4경이라 한다. 비가 내리다 그치면 망월봉 위에 두둥실 뜬 보름달은 위도에서 손꼽히는 장관이라 한다. 그 모습을 보려면 비 오는 날 1박이 필수다.

호수같은 모습의 바다 포구의 해안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호수같은 모습의 바다 포구의 해안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해안 길을 따라 걷는데 위령탑이 있다. 이 위령탑을 보기 위해 위도를 찾아 온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 위령탑은 1993년 10월 10일에 일어난 서해 훼리호 참사 위령탑이다. 당시 362명의 승객 중 사망자가 292명이 발생했다. 위령탑 앞에 잠시 묵례를 올린다.  두 번 다시 이런 참사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늦 여름이면 고창 선운사와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등에서 상사화가 피고 축제가 열린다. 상사화는 대부분 붉은 빛이다. 위도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하얀 상사화가 피는 섬이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하얀상사화다. 이 하얀 상사화 축제가 9월 초에 열린다고 한다.

깊은금마을 앞 해수욕장 모습(사진=김호선기자)
깊은금마을 앞 해수욕장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하얀 상사화를 주제로 한 추모시가 걸려있다. ‘마칼바람에 휘청이며 어슷해진 바다 1993년 10월 10일 오전 10시 10분 그대는 붉은 낙조가 되었네 석양빛 기울어도 끝나지 않은 그리움 별들은 당신 이름을 잊지 않아 밤세워 빛으로 기억하나니 바다는 당신 숨소리 멈추지 않아 피도 속에 깃들어 있나니 서해는 그날의 원통을 품고 푸르고 노을은 슬픈 기억을 안고 검붉다 임이여 썰물지거든 우리 만날까 파도는 오늘도 섬을 에돌며 서럽고 이 가을 단풍도 숨죽여 운다 심연에 별빛으로 흩어진 미소들 잊지 않으리 함께 걸었던 그 길에서 평온한 노을빛 꿈을 꾸소서 하얀 상사화로 오신 임이시여’

위도해수욕장 고슴도치 윤슬과 바다 풍경(사진=김호선기자)
위도해수욕장 고슴도치 윤슬과 바다 풍경(사진=김호선기자)

위령탑 앞에서 추모를 마친 후 해안선을 따라 작은 포구를 지난다. 시름이라는 마을이다. 진리에서 파장금마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시름이란 이름의 유래는 지형이 떡시루처럼 생겼다 하여 시루로 부르다가 시름이라 부르고 있다는 마을이다. 위도의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가 있는 마을이다. 파장금마을의 도착이다. 여객선이 드나드는 포구다. 쪽빛 바다가 그림처럼 예쁜 항구다. 위도는 천혜의 자연으로부터 축복받고 있는 섬이다.

1993년 서해훼리호 참사 위령탑 모습(사진=김호선기자)
1993년 서해훼리호 참사 위령탑 모습(사진=김호선기자)

파장금 마을은 1970년대 초까지 매년 4~5월이면 칠산어장을 중심으로 조기 파시가 형성되면 수많은 어선이 드나들던 항구였다고 한다. 또한 서해에 폭풍이 몰아치면 어선들이 대피하는 마을이었다고 한다. 파도가 높아지고 일수가 길어지는 배들이 모여드는 항구라는 이름의 유래다. 또 다른 이름에 대한 유래는 파도가 치는 날 수가 길어지면 김金, 즉 돈이 몰려온다는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고요한 섬 위도 고슴도치 길 안내도(사진=김호선기자)
고요한 섬 위도 고슴도치 길 안내도(사진=김호선기자)

신비로운 섬 위도, 일일 답사는 아쉽다. 최소한 1박 2일을 권장한다.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길은 약 20km다. 차보다는 걷거나 자전거로 답사가 멋과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섬이다. 위도에는 1.000여 명의 살고 있는 섬이다. 위도에는 6개의 유인도와 24개의 무인도로 형성된 섬이다. 조선시대에는 수군첨절제사의 진영이 있었다는 섬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섬이다. 농업과 어업을 겸하고 있다. 맑고 깨끗한 바다에는 갈치. 조기, 장어, 농어 등 풍부한 어종이 손끝 맛을 느끼게 한다고 한다. 매년 봄 조기 축제와 늦여름의 하얀 상사화 축제를 상상하며 서해 위도 답사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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