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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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군이 도네츠크·하르키우·자포리자 일대를 동시에 압박하며 공세를 확대하자, 키이우는 방어선 재정비와 병력 재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도네츠크주의 전략 요충지 포크로우스크(Pokrovsk)에서는 약 300명의 러시아군이 짙은 안개를 틈타 도심 외곽으로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원래도 긴장된 전선이었는데, 이번 침투로 균형이 더욱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공세는 북부·남부 전선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하르키우주에서는 러시아 국방부가 오스킬강 인근 철도 요충지 쿠피얀스크(Kupyansk) 동부 지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남부 자포리자주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연속 공세에 밀려 일부 마을을 재정비 구역으로 지정하고 방어선을 다시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공격 횟수와 밀도가 모두 증가해 방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력 기반시설도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 자포리자·오데사·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서는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잇따르며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했다. 오데사주의 올레흐 키페르 주지사는 “여러 발전 시설과 철도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해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에 대한 반격도 이어가고 있다. 군은 러시아 사라토프 지역의 정유 시설을 드론 공격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SNS 영상을 통해 “우리의 요격 드론은 러시아의 공격 드론을 공중에서 격추하고 있다”며 “드론 운용 능력을 계속 강화해 전선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현장에서도 긴장이 고조된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캐나다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푸틴은 승리를 확신하는 환상 속에서 전략적 오판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이미 100만 명에 가까운 병력을 잃었지만 어떤 전략적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Kinzhal)’로 키이우 인근 전자첩보센터와 흐멜니츠키주의 공군기지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크렘린궁은 이를 “나토 개입 시도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나토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루마니아에서는 오데사 인근에서 떨어진 드론 잔해가 자국 영토에서 발견됐다. 다만 루마니아 정부는 러시아를 직접 비난하지 않고, 군 당국이 잔해 분석을 진행 중이다.

군사 분석가들은 이번 공세를 “러시아가 동부 전선의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안개·정전·통신 혼선이 겹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력이 한계를 노출하고 있어 방어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키이우는 “드론 요격체계 강화와 서방의 군사 지원이 방어 유지의 핵심”이라며 장기전에 대비하는 태세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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