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탄생 131주년. 민중의 햇불 해공 '신익희' 선생을 만나기 위해 경안천에 조성된 경안천누리길 답사다. 경안천은 경기도 광주시를 흐르는 하천으로 물길은 팔당댐으로 유입된다. 용인에서 발원한 경안천은 광주를 지나면서 넓은 하천의 묽길이다. 하천의 흐르는 물길은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요란스럽게 흐르고 있다. 이 구간의 경안천에는 남한산성으로 가는 길과 한양으로 가는 삼십리길, 그리고 경안천 누리길 등이 걷기 좋은 길이 있다. 그중에 경안천누리길을 답사하기 위해 수도권전철 경강선을 이용하여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광주역을 찾았다.
경안천누리길은 경강선 경기광주역에서 경안천을 따라 퇴촌생태공원까지 약 16km의 길이다. 광주시는 넓은 광자를 사용한 이름으로 넓은 땅을 의미한다. 넓은 땅인 만큼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눈여겨 볼거리가 많은 도시다. 먼저 세계유산 남한산성이 있다. 조선왕실 500년 도자기 혼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다. 광주시는 경기도의 중앙지대에 위치한 도농복합되시다. 동으로 여주, 이천이 접하고 있으며 서쪽에는 성남, 남으로는 용인이 북으로는 남양주, 양평, 하남이 인접해 있으며 한참 개발되고 있는 발전하는 미래의 도시다.
특히 광주의 상징 남한산성은 사계절 내내 그 모습이 아름다워 가족단위 또는 산을 찾은 동호인과 걷는 도반들이 즐겨 찾는 산성이다. 가을이 광주를 찾아오면 화담숲과 남한산성, 팔당물안개공원 등에는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다. 이들 명소에는 오색단풍이 온누리를 포장하고 흐르는 물길은 더욱 짙은 푸른빛으로 사람들의 오감을 탄성지르게 하는 자연과 역사의 도시다.
광주 경안천누리길을 답사하고자 자료를 찾던 중 뜻밖의 귀중한 정보를 알았다. 이 누리길에 해공 신익희선생 생가를 찾았기 때문이다. 더욱 빨리 어느 길보다 먼저 걷고픈 길이었다. 넓은 지역이라 그런지 광주역사는 그 어떤 역사 못지 않게 웅장한 모습의 역이다. 광주역 앞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경안천이 흐르고 있다. 경안천을 찾아 천변을 나가는데 어제 내린 비로 인해 경안천에는 엄청난 물길이 흐른다. 용인쪽에서 내려온 하천 물길이다.
경안천에는 수양버들 등 각종 수생식물이 무성하다. 자전거길과 걷는길이 잘 조성된 하천길이다. 하천 건너 광주종합운동장이 보인다. 싱그러운 자연을 보면서 걷는데 발걸음이 가볍다. 이런 컨디션이면 백리길은 거뜬히 걸을 수 있다고 가슴을 다독거려 본다. 경안교 다리 밑을 지나는데 앞에 넓은 초원이 보인다. 초원에는 각종 시설물이 있으며 정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운동장 앞에 있는 청석교에 도착했다. 어느 길을 선택하여 가야 할까 망설리다가 직진하는 길을 선택했다. 결국 선택한 길이 좀 더 돌아가는 길이다.
청석교에서 직진하면 푸른 잔디의 청석공원이다. 농구장과 인라인스케이트 운동장을 돌아가는데 작은 하천이 흐른다. 어제 내린비가 장애물이 됐다. 먼 도로까지 돌아갈 수 없어 물속에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야 했다. 스틱을 이용하여 최대한 안전하게 건넜다. 이런 추억은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는 청춘이다. 참 잘했어요? 자신을 다독거리며 하천을 건넜다. 벚나무 거리를 걷는데 단풍이 된 낙엽들이 길바닥 위에 무성하게 널려있다. 깊은 가을임을 착각하게 하는 길이다. 초월읍의 경안천로를 따라 계속 걷는다. 청석교를 건너갈 것 아쉽다.
광주 경안천을 걷다보면 많은 기숙학원이 보인다. 경안천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해공선생 생가가 있는 서하리까지 걷는 일정이다. 걷는 동안 잠시 쉼을 갖고 물도 마시고 일정 답사길도 확인하고 반복하여 걷는다. 중부고속도로 서하교 밑을 지난 2시간 후 광주시 초월읍 서하리 입구에 도착이다. 서하리는 평범한 농촌마을이다. 서하리 마을회관 앞이 생가 입구다. 생가 입구부터 독립운동가 해공 신익희(1894~1956)선생에 대한 이정표와 글들이 보인다. 해공 선생은 조선 중기 신립장군이 10대 손이라고 한다.
생가 입구에서부터 선생의 각종 사진과 어록 등이 담벼락을 장식하고 있다. 어떤 사진 등은 빛바랜 모습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200m쯤 마을길을 지나면 선생의 생가다. 해공선생은 독립, 해방, 평등의 정신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커다란 복원기념비 뒤로 생가가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사랑방 정면에 만앙정이라는 현판이 보인다. 이 글씨는 성균관대학교 초대 총장을 지낸 심산 김창숙(1879~1962)선생이 쓴 글을 새긴 것이라고 한다. 생가는 안채와 사랑채로 구성된 전통목조 한옥집이라고 한다.
서하리 생가 안채 뒤에는 있는 일각문을 열고 들어가면 해공선생의 어록이 새겨진 비석 10여 개 서 있다. 해공의 주옥같은 글과 어록이며 대한민국 독립 등에 대한 글들이 새겨져 있다. 그중에 ‘독립이 아직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우리들은 마땅히 한데 뭉쳐서 계속 힘써야 한다’. ‘나라는 반드시 완전 독립이 되어야 하고 나라는 반드시 철저 해방되어야 하고 사회는 반드시 철저 자유 평등하여야 한다’.
서하리 선생의 생가 입구 담벼락에는 사마루 지는 노을에 해공선생을 만나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 헌장 제정부터 1962년까지 건국훈장 추서까지 연도별 기록이 새겨져 있다. 그중에 1956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 선거유세 중 호남선 열차에서 뇌일혈로 사망한 사진이 뭉클하게 한다. 민중의 횃불 해공 신익희선생의 어록담장에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해공선생 동상 앞을 뒤로 하고 마을 입구에 있는 서하교 앞에 서성인다. 큰 도로로 갈까? 경안천을 따라 갈까? 망설린다.
어제 내린 많은 비로 서하리에서 퇴촌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침수되었을까? 초행길이라 물어볼 사람도 없다. 차를 타고 있는 분에게 물어보니 대답이 석연치 않다. 다리 밑을 보니 많은 물이 흐른다. 도로를 따라 원당리를 거쳐 퇴촌으로 가는 길을 선택하고 걷는다. 많은 차가 지나다니는 도로다. 경안천누리길은 해공 신익희선생이 학교에 다니던 길을 복원한 길이라고 한다. 광주를 거쳐 가는 경안천의 역사와 문화를 연결한 생태 이야기 길이다. 걸어가면서 선생의 어록들을 다시금 생각하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초월면 사마루란 마을 이름은 고려 말 4명이 말을 타고 이 마을을 지나 가다가 마을 모습이 누각처럼 생겼다고 하여 사마루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강 건너 서하리를 바라다보는데 글쎄다. 길을 따라 걷고 있는데 퇴촌면이라는 작은 간판이 보인다. 원당리 마을에 도착했다. 원당리 입구에 일본군위안부역사관 나눔의 집 국제평화 인권센터라는 간판이 보인다. 한번은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일정상 이번 답사에서는 지나가기로 했다. 또한 이곳 산에 허난설현(허초희) 묘가 있다고 한다. 강원도 강릉 분인데 묘는 왜 여기에 있을까? 궁금하다.
경안천을 따라 퇴촌면 정지2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다. 경안천을 바라보는데 염려하였던 다리가 물 위로 나와 있다. 차가 지나간다. 물막이하여 건설된 다리로서 독특한 형태의 모습이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다 하는 말을 되새기며 경안천 언저리에 조성된 퇴촌 토마토단지 비닐 영농단지를 걷는다. 정지리 비닐하우스 수백 동이 하얀 눈처럼 장관이다. 매년 6월 말이면 온몸으로 즐긴다는 퇴촌 토마토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올 6월에는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바 있다.
드넓은 비닐하우스 경안천 언저리를 걷다 보면 경안천 건너 무수리와 정지리를 오고 다니는 줄배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흔적은 남아 있으며 강 건너까지 처져 있는 밧줄도 나룻배도 보이지 않고 수초만 무성한 삭막한 강변 모습이다. 여기서부터는 경안천 습지 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경안천마음굽이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경안천을 바라보며 굽이길을 유유자적하게 걷는다. 경안천 습지 생태공원 벚나무길의 도착이다. 길 양쪽에는 드넓은 연꽃단지에 연꽃은 저물고 푸른 초원이다. 맑은 하천이 제공하는 자연의 선물이다.
경안천생태공원 벚나무 아래에서 잠시 쉼을 갖는다. 뒤돌아보면 퇴촌과 팔당을 연결하고 있는 광동교가 보인다. 하남 검단산과 팔당 예봉산 등도 보인다. 광동교 주변 남종면 귀여리에는 팔당 물안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최근 수도권의 많은 사람이 즐겨 찾고 있는 자유롭고 한적한 공원이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양평역에서 자전거를 들머리로 양평 강하면과 팔당 물안개공원 답사를 생각한다. 그리고 광동교를 거쳐 팔당댐을 지나 팔당역까지의 답사를 그려본다. 단풍이 물든 수변 길 아름답다는 길이라고 한다.
경안천 누리길에서 만난 자연 그대로의 하천 모습은 아름답다. 그 강가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습, 복잡한 교통으로 인해 소란스럽기도 하겠지만 인정 많은 사람이 보인다. 또한 역사의 고장이다. 시대의 영웅을 배출한 고을답게 드넓은 평야와 유유히 흐르는 하천의 물길처럼 평온한 고장이다. 인적은 드물지만 하얀 비닐하우스가 넉넉한 살림살이를 엿보이게 하는 마을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누리길을 안내하는 표시판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좀 더 세밀한 안내로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을 기대하며 긴 경안천누리길 답사를 마무리한다. 조만간 찾아갈 팔당 물안개공원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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