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인천시교욱청 전경. (사진=한국뉴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인천시교욱청 전경. (사진=한국뉴스)

[한국뉴스 이정규 기자]   인천지역 30여개 단체가 인천 최초 공립학교인 창영초등학교의 이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창영초의 재개발 구역으로의 이전은 인천정신의 뿌리를 거세하는 반교육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25일 인천창영학교 이전사태를 우려하는 시민모임은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시민모임에는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조우성 전 인천광역시립박물관장,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인천창영초등학교총동창회,  배다리위원회, 스페이스빔,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미림극장, 노동희망발전소,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 등이 참여했다.

시민모임은 인천시교육청이 동구 창영동에 위치한 창영초등학교를 불과 300m 떨어진 재개발지역에 이전하는 방안을 반대했다.

시교육청이 박문여중고를 2013년 송도국제도시로 이전시켜 놓고 이제 와서 인천 원도심에 필요한 여자중학교 신설을 위해 유서 깊은 창영초등학교를 재개발 지역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여자중학교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올려 오는 30일 심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인천 최초의 한국인 공립소학교이자 인천 3.1만세운동의 발상지인 인천창영학교 이전 계획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인천창영학교가 구한말 우리 민중의 교육열과 자립 열망이 집약돼 설립된 초등교육기관으로 일찍이 취헌 김병훈 선생이 현재의 창영초등학교 본관 자리에 ‘의성사숙’이라는 서당을 설립해 조선인 학생들을 교육하기 시작했다고 역사적 근거를 들었다.

근대교육제도를 수용한 조선왕조에서도 1895년 7월 19일 공포된 '소학교령(칙령145호)'에 따라 1896년 2월 '인천부공립소학교'를 정식 개교했고, 바로 이 학교가 통감부 통치 아래 공포된 '보통학교령'에 따라 1907년 개명한 인천공립보통학교, 현 창영초등학교라고 시민모임은 설명했다.

여기에 인천공립보통학교는 인천지역 3.1운동의 발상지로 1919년 3월 6일 인천에서 최초로 격문을 뿌리고 만세를 외치며 시내로 진출한 인천공립학교 학생들은 파업·동맹철시·일제 통신선 파괴와 통치시설 습격 등으로 3.1독립운동을 선도했다고 했다.

시민모임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불과 10년 전 여자중학교를 신도시로 이전하고서 100년도 더 된 인천 최초의 공립학교를 300m 떨어진 재개발 지역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여자중학교를 설립한다는 교육청의 계획은 애초부터 역사의식이 결여된 개발우선주의 행정"이라고 했다.

또 인천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창영학교 본관동에 인천근대교육박물관을 건립하자는 제안까지 제기돼온 마당에 학교 이전이 관계자 일부에 의해 추진된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민모임은 "시교육청은 지금이라도 당장 기존 계획을 잠정 중단하고 인천지역사회의 여론을 모아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당장 오는 30일로 예정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부터 인천시교육청이 스스로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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