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의빈 '성(덕임)'씨의 묘와 세자 '효창원'을 찾아

경기도 고양시의 있는 서삼릉(사적 제200호) 입구(사진=김호선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있는 서삼릉(사적 제200호) 입구(사진=김호선기자)

지난해 연말 종영된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한 바 있다. 이 드라마 내용은 조선 제22대 왕 "정조(正朝)와 후궁(의빈 宜嬪 성(成) 덕임씨)" 사이의 애뜻한 사랑이야기였다. 당시 왕궁에서도 이렇게 절절한 사랑을 할 수 있었구나? 정조가 오랜 기간 동안 짝사랑을 하다 이루어진 사랑이 오래가지 못하였다는 슬픈 사랑이야기였지만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고양 서삼릉 안내도(사진=김호선기자)
고양 서삼릉 안내도(사진=김호선기자)

사극은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흥미롭게 연출하는게 보통이다. 사실이 과장되거나 왜곡되는 사례가 많아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 여긴다. 정조의 왕릉은 화성에 있는 '건릉健陵' 이다. 드라마의 주인공 '의빈 성'씨의 묘와 비운의 세자 '효창원'의 원은 고양 서삼릉’에 있다. 이 릉들을 찾아 답사했다. '문효세자(효창원)' 원은 볼 수 있었지만 후궁들의 묘는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 직접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다. 정조와 의빈 성씨 사이에 1 1녀를 낳았다. 장남은 출생 2년도 안되어 세자로 책봉된 역대 최단기록이다. 공주는 출생 두 달 만에 죽었다. 세자도 5살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 문효세자를 떠나 보내고 의빈 성씨도 두 달 만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때 빈은 셋째를 회임懷妊한 만삭의 몸이라고 드라마는 방영했다.

고양 서삼릉의 조선 제11대 왕 중종의 장경왕후 '희릉'(사진=김호선기자)
고양 서삼릉의 조선 제11대 왕 중종의 장경왕후 '희릉'(사진=김호선기자)

고양 서삼릉(西三陵, 사적 제200)은 세계문화유산 ‘조선 왕릉 42기 중 하나이다. 조선왕릉은 인류의 문화유산으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9 6월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조상에 대한 존경과 숭모를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긴 조선은 역대 왕과 왕비의 능을 관리했다서삼릉은 도성의 서쪽에 있는 3기의 릉이라는 의미다. 이 삼릉에는 인종의 효릉(孝陵), 철종의 예릉(睿陵,) 장경왕후의 희릉(禧陵)과 소현세자의 소경원, 의령원, 효창원과 후궁들의 묘가 있으며 태실 등이 조성되어 있다.

서삼릉 희릉 앞에 있는 느티나무(사진=김호선기자)
서삼릉 희릉 앞에 있는 느티나무(사진=김호선기자)

고양 서삼릉 답사는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원흥역에서 내려 서삼릉까지 버스(043번)나 걸어서 갈 수 있다. 원흥역에서 서삼릉 입구까지는 약 3km다. 고양시에는 고양 나들길 14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이 구간은 고양 나들길 3코스 구간이다. 서삼릉 나들길은 쾌적하면서도 한적한 산길이며 원당역이나 삼송역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 두 역 사이에는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 서삼릉 누리길(8.3km)’이 조성되어 있다. 걷기에 최적의 코스다. 누리길은 한적하면서도 포근한 숲길이다.

고양 서삼릉의 조선 제 25대 왕 철종의 릉 '예릉'(사진=김호선기자)
고양 서삼릉의 조선 제 25대 왕 철종의 릉 '예릉'(사진=김호선기자)

고양 서삼릉 옆에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의 ‘원당종마목장이 있어 눈이 호강한다.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원당종마목장은 88올림픽 당시 장애물 경주 경기장으로 건설했다. 이후 우수한 말들을 번식시킬 목적으로 종마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종마목장은 호젓한 분위기에 야망의 전설등 숱한 드라마를 촬영한 장소다. 겨울을 제외한 원당종마목장은 광활한 초지의 뛰어 노는 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말의 종류도 다양하다. 흑마, 백마, 갈색마, 새끼말 등이 있는데 관람객들이 직접 먹이를 주는 등 가까이서 말들을 볼 수 있다. 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고양 서삼릉의 있는 '의령원과 효창원'의 원 모습(사진=김호선기자)
고양 서삼릉의 있는 '의령원과 효창원'의 원 모습(사진=김호선기자)

고양 서삼릉 매표소에서 검표를 한 다음 릉으로 들어서면 낮은 산 양지바른 경내의 ‘희릉이 있다. 이 릉은 조선 제11중종(中宗 재위 1506~1544) 두 번째 왕비인 ‘장경왕후(1491~1515)’ 윤씨의 능이다. 1506년에 중종의 후궁 숙의가 되었다가 다음 해 왕비로 책봉되었다. 중종 사이에서 1 1녀가 두었으며 1515(중종 10) 에 원자인 조선 제12대 왕 인종(仁宗)을 낳은 후 7일 만에 산후 병으로 경북궁에서 25세의 나이로 승하하였다. 희릉은 단릉(單陵)이다. 릉 주변애는 느티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느티나무는 오래동안 살고 가지를 많이 뻗어 쉼터를 충분하게 제공하는 나무특성이다. 느티나무를 황제의 나무라 하는데 나무 특성상 나무가 갈라지거나 비틀림이 적고 마찰이나 충격에 강한 나무다

조선 왕조 제21대 영조와 제22대 정조대왕의 가계도(사진=김호선기자)
조선 왕조 제21대 영조와 제22대 정조대왕의 가계도(사진=김호선기자)

효릉’은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릉으로 조선 제12대 인종(仁宗, 1515~1545)과 인성왕후 박씨의 릉이다. 인종은 중종과 장경왕후의 아들로 1520년 세자로 책봉되었고 1544년에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왕위에 올라 9개월 만에 31세로 세상을 떠났다. 인성왕후(1514~1577)는 인종이 왕위에 오르자 왕비가 되었다. 선조10(1577)64세로 세상을 떠났다. 효릉은 쌍릉(雙陵)이다. 효릉을 답사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인터넷으로 신청하여야 한다.

고양 서삼릉 옆에  있는 원당종마목장(사진=김호선기자)
고양 서삼릉 옆에 있는 원당종마목장(사진=김호선기자)

예릉’은 조선 제25대 철종(哲宗, 1831~1863)과 철인장황후(1837~1878) 김씨의 릉이다. 철종은 헌종이 후사 없이 세상을 떠나자 강화에서 유배 도중 순조의 아들로 입적되어 왕위에 올랐다. 철종은 영조의 혈손이며 1863 33세로 세상을 떠났다. 철인장황후는 철종 2(1851)에 왕비로 책봉되었다. 철종 9(1858)에 원자를 낳았으나 일찍 죽는 비운을 겪었다. 고종이 왕위에 오른 후 대비가 되었으며 고종15(1878) 42세로 세상을 떠났다. 예릉 또한 쌍릉이다.

원당종마목장 설명도(사진=김호선기자)
원당종마목장 설명도(사진=김호선기자)

의령원(懿寧園)’은 ‘효창원(孝昌園)’과 함께 고양 서삼릉 입구 왼쪽 낮은 언덕 위에 있다. ‘의소세손(1750~1752)’은 장조(사도세자)와 현경의황후(혜경궁) 홍씨의 아들로 영조 26(1750)에 태어났다. 이듬해 1751년에 왕세손으로 책봉되었으나 영조28(1752)3세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효창원(문효세자)은 조선 제22대 정조의 맏아들로 정조와 의빈 성씨의 아들이다. 1784(정조 8) 왕세자로 책봉되었으나 정조 10(1786) 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서삼릉의 두 원은 불운의 세자들 묘역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마지막 방송에서 문효세자가 홍역으로 죽는 장면과 의빈 성씨의 죽은 장면이 방영되었다.

고양누리길 14코스 길잡이 리본(사진=김호선기자)
고양누리길 14코스 길잡이 리본(사진=김호선기자)

고양 서삼릉에는 후궁들의 묘 중에 '문효세자'의 어미니 ‘의빈 성씨의 묘가 있다. 하지만 평소에는 일반인들에게 출입이 제한되어 직접 답사할 수 없었다. 이후 사전 예약을 한 후 다시 답사하여야 겠지만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고양 누리길 3코스는 삼송역-솔개약수터-서삼릉(원당종마목장)-농협대학교-원당역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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