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털같은 수국꽃과 실록의 팽나무에 반하고

도초도를 인재의 고장이라 소개하는데 이유가 있는 입도비(사진=김호선기자)
도초도를 인재의 고장이라 소개하는데 이유가 있는 입도비(사진=김호선기자)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다. 우리나라에 섬이 몇 개나 될까? 자료에 의하면 총 3,350여 개로 유인도가 240, 무인도가 2,878개라 한다. 그중에 전라남도 신안군857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왜? 신안군을 천사(1004)의 섬이라 부르고 있을까? 그 의미는 상징적이며 신안(新安)을 브랜드시킨 명칭이라 한다.

도초 수국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수국과 팽나무로 조성된 10리길 모습(사진=김호선기자)
도초 수국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수국과 팽나무로 조성된 10리길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천사의 섬 신안군은 지도, 압해읍과 도초면 등 14개 읍, 면으로 형성된 군이다. 본래 모든 읍,면이 섬이었지만 연륙교가 건설되면서 지금은 절반 이상이 육지화가 됐다. 천사의 섬 신안은 연중, ‘꽃 축제가 열리는 고장이다. 봄에는 선도 수선화를 시작으로 임자 튜립, 자은 새운난초축제, 퍼플섬 라벤다축제가, 여름에는 도초 수국, 홍도 원추리, 압해 크로코스미아 축제가, 가을에는 병풍도 맨드라미축제가 겨울에는 압해 애기동백 등이 열리는 군이다.

팽나무와 수국의 그림같은 풍광(사진=김호선기자)
팽나무와 수국의 그림같은 풍광(사진=김호선기자)

실록의 여름을 맞은 도초도는 환상의 정원이다. 수국축제(6.16-25)와 간재미 축제(6.16-18)가 동시에 열렸다. 그 도초도를 답사하고 왔다. 도초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과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청정지역으로 목포에서 54km 떨어진 섬이다. 우리나라 13번째의 섬으로 섬 중앙에는 고란평야가 있다. 평야를 본 순간 여기가 섬인지 육지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넓은 들녘이다. 도초도는 연륙교 공사가 진행 중이라 배로 들어간다.

모내기를 마친 논과 팽나무의 정겨운 모습(사진=김호선기자)
모내기를 마친 논과 팽나무의 정겨운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오순도순 살기 좋은 도초는 신라가 당나라와 고역을 할 때 중간 기항지였다한다. 당나라 사람들이 도초 지형을 보면서 마치 당나라 수도와 같은 형태다. 초목이 좋아 말을 길렀다 하여 도초도라 부르고 있다. 1598(선조 31)에 각종 자료에 의하면 사람들이 정착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때는 1만여명이 살았던 섬이었지만 지금은 3천여 명이 살고 있는 면이다. 나의 태胎가 묻어 있는 그리움의 땅이다.

신안은 면마다 다른 색을 지니고 있는데 파란색의 도초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신안은 면마다 다른 색을 지니고 있는데 파란색의 도초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2019년부터 도초 수국 축제는 시작하였다 한다. 2005년 폐교가 된 초등학교 자리에 관의 지원을 받아 주민들이 수국을 심고 부지를 확보한 공원이다. 축구장 170개 면적의 1004만송이의 수국이 피어 있는데 장관이다. 형형색색의 솜사탕 같은 수국꽃이 아름답다. 도초 부두에서 수국공원까지 가는 길에는 팽나무 10리길이 조성되어 있다.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수국공원의 모습을 새롭게 연출하는 향나무 거리(사진=김호선기자)
수국공원의 모습을 새롭게 연출하는 향나무 거리(사진=김호선기자)

수국공원으로 가는 팽나무 길 양 옆에는 넓은 들녘도 장관이다.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축제 기간 수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는데 여름철 관광지로 북새통이다. 전국 각 시, , 구에서 기증을 받아 팽나무 720여 그루가 식재되어 있다. 팽나무에는 출신 지역의 팻말이 부착되어 있다. 자세히 쳐다 보아야 하는데 그 또한 아름답다.

200여종의 수국 품종이 있다는데 솜사탕같은 수국꽃이 피고 지는 모습(사진=김호선기자)
200여종의 수국 품종이 있다는데 솜사탕같은 수국꽃이 피고 지는 모습(사진=김호선기자)

도초도 수국공원 건너편에는 전망 좋은 낮은 산의 문바위가 있다. 이 언덕에는 대종상을 수상한 자산어보의 촬영장이 있다. 촬영장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모습이 아름답다. 낙조는 그 어떤 낙조와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는 금빛 찬란한 모습이라 한다. 그 바다 끝에는 도초의 부속 섬 우이도가 있다. 우이도 넘어 끝에는 검은 섬 흑산도가 있다. 도초는 목포와 흑산도의 중간 위치이다

200여종의 수국꽃은 각각 다른 모습 색상의 꽃( 사진=김호선기자)
200여종의 수국꽃은 각각 다른 모습 색상의 꽃( 사진=김호선기자)

도초도 부두에는 인재의 고장 도초라고 소개한 입도비가 있다. 도초에는 반달 모습의 경관을 자랑하는 천헤의 시목해수욕장이 있다. 도초는 섬이지만 농업이 주업이다. 도초의 특산물은 시금치, 천일염, 김 등이 유명하다. 바다에는 우럭, 민어, 간재미, 장어 등이 낚시꾼들의 손끝 맛을 느끼게 한다. 뻘 낙지도 빠질 수 없는 어종이다.

수국공원 중앙에 조성된 거대한 모습의 수국꽃(사진=김호선기자)
수국공원 중앙에 조성된 거대한 모습의 수국꽃(사진=김호선기자)

도초도를 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길이 있다. 목포(연안여객선, 북항)와 암태 남강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이용하면 된다. 요즘 심야까지 배들이 운항하고 있어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수도권에서 일찍 출발하면 당일로도 왕복이 가능하다. 목포에서 도초로 가는 방법은 일반적인 방법이다. 20194월 우리나라 4번째 긴 천사대교(7.22km)가 개통되면서 더욱 편리하고 가까워진 일정으로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다

수국공원 입구 마을에 그려진 수국머리를 하고 있는 벽화(사진=김호선기자)
수국공원 입구 마을에 그려진 수국머리를 하고 있는 벽화(사진=김호선기자)

암태면 남강선착장에서 카페리호를 이용하면 비금 가산항까지 40분 소요된다. 비금과 도초 사이에는 1996년에 개통한 서남문대교(937m)가 연결되어 있다. ‘비금도(飛禽島)는 돈이 날아다닌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섬이다. 비금도 역시 섬초(시금치)가 유명하여 선왕산(225m) 등반은 육지의 하이커들이 찾고 싶어 하는 산이다. 가고 싶은 섬 속의 산이자 백패킹하기 좋은 산이다

설경구 주연의 대종상을 수상했던 자산어보 촬용장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설경구 주연의 대종상을 수상했던 자산어보 촬용장 전경(사진=김호선기자)

비금도에는 이밖에도 유명한 명사십리 해수욕장과 하누넘(하트)해변이 유명하다. 비금도에는 천일염의 고장답게 넓은 염전이 있다. 비금도는 세계적인 천재 기사 이세돌기사의 기념관이 있다. 비금에서 이세돌기념관은 페교를 이용하였지만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다. 도초와 비금의 유명 관광명소를 한꺼번에 다닐 수 있다. 축제 기간에는 복잡한 교통문제로 두 개의 섬을 답사하기에는 일정상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절경이 아름다운 문바위 뒤로 멀리 보이는 우의도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절경이 아름다운 문바위 뒤로 멀리 보이는 우의도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천사대교 개통 이후 신안의 관광자원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고장이다. 신안의 중부권에 속한 암태-팔금-안좌-자은은 더욱 진가를 나타내고 있는 면들이다. 천사대교를 건너면 동백머리 노부부의 벽화부터가 새로운 이지미의 신안을 나타내고 있다. 안좌의 박지도-반월도를 연결한 보랏빛의 퍼플교는 이미 세계적인 관광자원이다

천사대교 입구에 조성된 천사대교 날개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천사대교 입구에 조성된 천사대교 날개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자은면해변에는 빼곡한 노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면이다. 분계해변의 미인송의 모습에 취한다. 백길 등 해변에 조성된 천혜의 해수욕장은 꼭 가바야 할 명소이다. 섬 전체가 해수욕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창한 해송과 하얀모래가 펼쳐진 해변이 아름다운 고장이다. 사시사철 호젓하게 찾을 수 있는 해변이다. 늘 가고 싶은 천사의 섬. 어느 곳을 찾든 때묻지 않고 조용하게 힐링할 수 있는 미지의 고장이다.

도초도를 가기 위해 이용했던 암태 남강항의 카페리호 모습(사진=김호선기자)
도초도를 가기 위해 이용했던 암태 남강항의 카페리호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수국축제가 열렸던 도초도는 오랫동안 기억될 추억이다. 화려한 도심의 공간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머물렀던 도초도 모습은 힐링의 시간이다. 도초도에 도착하기 까지 6시간,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다. 멀지만 설렘을 안고 찾을 수 있는 미지의 땅 수국공원, 멋과 맛을 느꼈다. 언제 가보겠어? 하며 동행한 한 일행은 구수한 사투리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남도에 있는 작은 섬 도초도에서 머물렀던 시간, 그림 같은 풍광에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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