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제물포고등학교 일원 전경. (사진=인천시교육청)

[한국뉴스 양다겸 기자]   인천 중・동구의 명문고 '제물포고등학교'의 송도국제도시 이전 계획이 사실상 철회됐다.

인천시교육청이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원점 재검토'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21일 인천시교육청과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중・강화・옹진) 등에 따르면 이날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제물포고 재배치를 통한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 구상을 원점 검토한다고 밝혔다.

도 교육감은 원도심 지역의 마을과 학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원도심(동인천) 교육활성화 상생협의회’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과 제물포고 재배치에 대한 찬반 논란이 확산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정치권의 강한 반대 목소리를 확인했다며 재검토 이유를 들었다.

도성훈 교육감은 “지역사회와 소통의 과정을 이어오는 동안 이해관계자들 간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역 주민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대안을 검토하기 위한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고 숙의과정을 진행함으로써 동인천지역의 교육환경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교육청의 입장에 대해 제물포고 이전 반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던 배준영 의원은 이날 장우감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과 심재동 감사관으로부터 제물포고 원점 재검토에 대한 보고를 받고, 원도심 교육활성화 방안(대안)을 마련해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준영 의원은 ”원도심의 교육환경을 교육감이 임의로 망가뜨리는 일이 없도록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구 교육활성화를 위하여 최선을 다겠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원도심 교육 불평등 및 공동화 심화 ▶원도심 주민들의 소외감과 상실감 증폭 ▶주변 개발로 인한 2만5천여 가구 재유입 등을 제물포고 이전 반대 이유로 들었다.

배 의원은 "국회 교육위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제물포고 이전은 학교 구성원 또 지역의 중장기적인 발전계획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판단된 상태에서 이전 계획에 세워져야 된다'고 답변했다”며 “원도심 주민들이 교육불평등과 공동화 우려로 압도적으로 제물포고 이전 반대를 요구하고 있는데 인천시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송도로 옮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물포고 주변은 인천 내항 재개발, 동인천역 주거재생사업, 송월 재개발사업, 인천여상 주변 재개발사업, 경동 재개발사업, 경동율목 재개발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고 동구의 재개발 사업들까지 정상적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적어도 2만5천여 가구가 늘어나 오히려 학교를 추가로 신설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그동안 ▶제물포고 이전 부지에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 ▶제물포고 동문인 서정진 명예회장이 이끌고 있는 셀트리온의 제물포고 100억원 지원 ▶이전 시 교육부로부터 인센티브(교부금) 80억원 지원 등을 이유로 학교 이전의 타당성을 피력했다.

시교육청은 5만7936 ㎡ 규모의 제물포교 부지에 진로교육원, 인천남부교육지원청, 생태 숲, 교육연수원 분원, 인천 지혜의 숲, 상상공유캠퍼스 등 교육관련 기관이 집적되는 인천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도성훈 교육감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5954억 원을 이곳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사업 추진 약 5개월만에 지역 주민과 정치권의 이전 반대라는 벽을 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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