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사곶해변 뒤덮은 가시박. (사진=환경운동연합)

[한국뉴스 이정규 기자]  천연기념물인 백령도 사곶해변을 뒤덮고 있는 가시박에 대해 방제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백령도, 대청도 생물 모니터링에서 천연기념물인 사곶해변을 포함해 백령도, 대청도 전역에서 생태계교란 생물인 가시박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한반도 최서단에 있는 백령도와 대청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섬으로 인천의 깃대종 5종 중 3종인 점박이물범, 대청부채, 저어새의 서식지다.

백령도와 대청도에서 확인되는 조류 법종보호종은 42종으로 우리나라의 조류 법적보호종 총 73종 중 절반 이상이 확인돼 보호가 필요한 조류의 주요 서식지로 중요한 가치가 있다.

여기에 백령도와 대청도는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명승인 두무진을 포함해 사곶해변, 콩돌해안, 농여해변과 미아해변, 옥죽동 해안사구와 같은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천연기념물이 있다.

특히 사곶해변은 아주 고운 모래 입자가 쌓여 이루어진 해안으로 한국전쟁 당시 비상 활주로로 이용됐던 천연비행장이다.

하지만 지난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이루어진 인천환경운동연합의 백령·대청 생물 모니터링을 통해, 천연기념물인 사곶해변을 포함한 전역에서 생태계교란 생물인 가시박이 발견됐다.

백령도 곳곳을 뒤덮은 가시박. (사진=환경운동연합)

생태계교란 생물은 위해성평가 결과 생태계 등에 미치는 위해가 큰 것으로 판단돼 환경부장관이 지정·고시하는 것을 말한다.

북미 원산의 박과 식물인 가시박은 줄기의 길이가 4~8m에 이르는 덩굴식물로 주변 식물들을 타고 올라가 광합성을 방해하고, 타감물질을 내뿜어 다른 식물들을 고사시킨다.

한해살이풀인 가시박은 번식력이 뛰어나 방치되면 몇 년 안에 주변부를 완전히 뒤덮는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천연기념물인 사곶해변의 본래 모습을 보존하고 백령도와 대청도의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태계교란 생물인 가시박을 신속하게 방제해야 한다고 인천시와 옹진군에 요청했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유역환경청장이나 지방환경청장은 생태계교란 생물의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하여 방제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방제의 요청은 한강유역환경청이, 조치는 인천시나 옹진군의 몫이다.

천연기념물의 관리는 문화재청의 역할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천연기념물 사곶해변의 본래 모습을 지키고 백령도와 대청도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한강유역환경청과 인천시, 옹진군 문화재청의 적극 행정과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령도 해안가의 가시박. (사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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