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산사는 오색찬란한 연등 축제

남양주 봉선사 '부처님오신날' 연등(사진=김호선기자)
남양주 봉선사 '부처님오신날' 연등(사진=김호선기자)

불기 2566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유명사찰 삼사(봉선사-수리사-길상사)를 찾았다.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도로는 물론 유명명소는 북적인다. 대부분 마스크는 착용하였으나 즐거운 마음으로 여유로운 모습들이다. 5월의 자연은 연초록으로 물들어 아름답다. 산사의 내걸린 오색찬란한 연등들도 불어오는 봄바람에 산들거리는 모습이 마치 바라춤을 추는 모습이다. 경이로운 모습이 아름답다. 깨달음의 평화다.

봉선사 전각들의 한옥 지붕 물결(사진=김호선기자)
봉선사 전각들의 한옥 지붕 물결(사진=김호선기자)

먼저 남양주 진전읍에 있는 대한불교 제25교구본사 봉선사를 찾았다. 봉선사는 고려 광종 때 법인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조선 제7대 왕 '세조'와 관련이 있는 고찰이다. 조선 예종 1년에는 정희왕후(세조의 비)”가 세조를 추모하기 위해 89칸의 큰 절로 중창하였다는 고찰이다. 봉선사는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많이 훼손된 아픔이 있는 절이다. 봉선사 인근에 세조와 정희왕후를 모신 광릉이 있다.

세조와 관련이 있다는 봉선사 수령 600년 보호수(사진=김호선기자)
세조와 관련이 있다는 봉선사 수령 600년 보호수(사진=김호선기자)

봉선사 전각 현판 글씨는 대부분 한글이다. 봉선사에는 연꽃과 석불 등 보물이 많은 사찰이다. 1469년 봉선사에는 세조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들었다는 범종(보물 제397)이 있다. 범종각은 주변에는 부처님 오신날 소원을 비는 많은 소지가 결려 있다. 봉선사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숭과)를 치르던 사찰이다. 작은 연못(연방죽)에서 뿜어 되는 분수는 연초록과 더불어 더욱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돋보이게 한다. 7월초 봉선사에서는 연꽃축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고찰이라 한다. 경내 찻집 테라스에 앉아 연꽃빵과 마시는 차 한잔은 쉼이요. 행복이다.

봉선사는 연꽃의 화원으로 7월이면 만개하는 연방죽(사진=김호선기자)
봉선사는 연꽃의 화원으로 7월이면 만개하는 연방죽(사진=김호선기자)

대웅전 앞 3층 석탑 등 오색빛깔의 연등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다. 불자는 아니더라도 깨달음의 지혜를 느끼게 한다. 삼성각에서 내려다 보는 봉선사 전각 한옥 지붕들이 한 폭의 동양화다. 봉선사는 3.1운동 당시 만세 운동 시위지였다. 승려들이 만세운동을 계획하고 시위하고 선언문을 작성한 사찰이다. 봉선사 입구 서있는 보호수(수령600)는 세조와 관련이 있다는데 역사를 안고 있는 자태다. 봉선사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고찰로 한 번은 꼭 가봐야 하는 절이다.

봉선사에서 광릉-국립수목원으로 이어지는 걷기 좋은 나무데크길(사진=김호선기자)
봉선사에서 광릉-국립수목원으로 이어지는 걷기 좋은 나무데크길(사진=김호선기자)

봉선사에서 광릉을 거쳐 국립수목원까지 이어지는 탐방로(4km)는 푸르다. 자연이 제공하는 환상적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황홀한 모습을 연출하는데 눈이 호강하는 길로 세상의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길이다. 사시사철 걷고 싶은 치유의 길이다.

수리산에 기슭에 있는 수리사 대웅전(사진=김호선기자)
수리산에 기슭에 있는 수리사 대웅전(사진=김호선기자)

두 번째 찾은 사찰은 군포 수리산(489m) 슬기봉 아래 자리잡고 있는 천년고찰 수리사이다. 수리산은 슬기봉 관모봉 수암봉 - 태을봉으로 이어지는 산으로 안양, 안산, 군포를 안고 있는 산이다. 수리산 모습이 마치 독수리를 닮았다 하여 부르고 있는 산이다. 수리산역, 반월역, 대야미역, 명학역 등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수리산은 수도권의 있는 명산으로 동호인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산이다.

수리사 대웅전 옆에 있는 시원하고 맛좋은 약수(사진=김호선기자)
수리사 대웅전 옆에 있는 시원하고 맛좋은 약수(사진=김호선기자)

수도사는 신라 진흥왕 때 창건한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용주사 말사이다. 이번 수도사 가는 길은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수리산역에서 하차, 군포철쭉 동산과 군포중앙도서관 임도오거리 수도사 덕고개 숲 갈치저수지 - 대야미역(10km)까지다. 수리사는 수리산 임도를 따라 걷다가 슬기봉을 향해 오르막 길을 오르면 위치 좋은 곳에 고찰 수리사가 자리잡고 있다.

군포 수리산 역 앞에 조성된 군포철쭉 동산의 철쭉(사진=김호선기자)
군포 수리산 역 앞에 조성된 군포철쭉 동산의 철쭉(사진=김호선기자)

수리사는 한 때 대웅전 등 36동의 전각들과 12개의 부속 암자가 있었다는 거찰이었다. 임진왜란 때 절이 파괴되자 의병장 곽재우장군이 입산하여 사찰을 재건하고 말년에 이곳에서 수도한 절이라 한다. 수도사는 한국전쟁 당시 2차로 소실되었다가 중건하여 전통사찰 제86(1988)로 지정되었다. 현재 대웅전을 비롯하여 산신각· 나한전· 요사채 등이 있는 고찰이다.

수리사 오르는 길에 걸려 있는 이미지(사진=김호선기자)
수리사 오르는 길에 걸려 있는 이미지(사진=김호선기자)

수리사는 고즈넉한 고찰로 주변 산림이 울창하며 작고 조용한 절이다. 대웅전 앞 마당에서 내려다 보는 자연 모습이 시원한 전망이다. 수리사 대웅전 옆에 있는 약수 물맛은 시원하고 맛있다. 사시사철 흐르는 물은 흘러 내려 산 아래 있는 반월호수로 유입된다. 대웅전에는 금색의 찬란한 삼존불이 봉안되어 있으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오색찬란한 연등물결이 아름답다.

삼각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맑고 향기로운 청정도량 길상사(사진=김호선기자)
삼각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맑고 향기로운 청정도량 길상사(사진=김호선기자)

마지막으로 서울 성북구 삼각산 자락에 있는 “길상사를 찾았다. 길상사는 법정스님의 흔적과 유골이 묻힌 절이다. 마음을, 세상을,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하는 절이다. 텅 빈 사람들에게는 법정스님이 보내는 메시지가 있는 절이다. 부처님 오신날! 길상사에 이런 글귀가 있다. ‘불교란 부처님의 가르침만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가 부처님이 되는 길이다. 부처님은 이렇게 유훈을 남기셨다. 진리를 등불 삼고 자기 자신을 등불 삼으라고 글귀를 한참을 바라다 보고 내용을 마음에 담았다.

궁중 정원같은 길상사 극락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궁중 정원같은 길상사 극락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길상사는 향기로운 도량으로 1987년 공덕주 길상화 김영한(1916~1999)’이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접하고 감동받아 당시 대원각(대지 7,000여, 건물 40여동)을 기증하여 지금의 길상사가 되었다. 당시 대원각은 3대 요정(삼청각, 청운각) 중의 하나다. 길상사는 창건주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과 공덕주 길상화 보살의 보시공덕을 기리며 맑고 향기로운 청정도량이다.

길상사 맨 위에 위치하고 있는 진영각(사진=김호선기자)
길상사 맨 위에 위치하고 있는 진영각(사진=김호선기자)

법정(1932~2010)스님은 전라남도 해남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비극을 경험하고 1956년 효봉스님의 제자로 출가하였다. 1975년부터 송광사 불일암을 짓고 수행한다. 1992년부터 아무도 모르는 강원도 산골 한 오두막에서 청빈과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1994맑고 푸른향기라는 모임을 결성하였다. 2010 3 11일 법람 55, 세수 78세로 길상사에서 입적한 스님이다.

길상사 진영각 옆에는 법정스님의 유골이 묻힌 곳(사진=김호선기자)
길상사 진영각 옆에는 법정스님의 유골이 묻힌 곳(사진=김호선기자)

진영각은 길상사 맨 위에 자리잡고 있다. 이 전각에는 법정스님의 유품과 영전이 봉안되어 있으며, 스님이 직접 나무 등을 잘라 만들었다는 투박한 의자가 있다. 스님의 유골은 진영각 옆 뜰에 모셔져 있다. 불자는 물론 탐방객들 모두는 유골 앞에 고개를 숙이고 예를 올리고자 합장을 한다. 스님을 좀더 이해하고 비움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 순천 송광사 불일암을 가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진영각에 전시되고 있는 글 중의 하나(사진=김호선기자)
진영각에 전시되고 있는 글 중의 하나(사진=김호선기자)

길상사는 도심에 자연과 한옥의 어울림의 사찰로 스님들의 수도처이자 불자들이 기도처라 한다. 삶에 찌들고 답답한 마음을 해소할 수 있는 그런 사찰이다. 경내에 있는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아담한 전각이 있는데 '길상헌'이 있다. 이 전각에는 공덕주 길상화를 모신 곳으로 공덕비도 세워져 있다. 공덕주 길상화는 1997 12월 법정스님으로부터 염주 한 벌과 길상화라는 불명을 받았으며 1999 11 14일 육신의 옷을 벗었다. 그녀는 유언으로 나 죽으면 화장을 하여 눈이 많이 내리는 날 길상헌 뒤뜰에 뿌리라하였다 한다. 길상사에는 야생화 등 수많은 꽃이 만발이다. 특히 나무 높은 곳에 매달린 연등이 이체롭다. ‘사람들은 꽃이 예쁘다고 꽃에게 다가와 사진을 찍지만 꽃들은 말합니다. 당신을 모델로 삼으라고~' 발걸음을 멈추고 지켜본다.

길상사 산림은 울창하다 높다란 나무 위에 자연을 이용한 연등(사진=김호선기자)
길상사 산림은 울창하다 높다란 나무 위에 자연을 이용한 연등(사진=김호선기자)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위해 길상사를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4호선 한성대역 6번출구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름다운 길, 걷고 싶은 길, 성북동 문화의 길을 따라 20분정도 걸으면 길상사에 도착한다. 성북동은 문학과 관련이 깊은 마을이다. 조선후기 조성된 한옥 마을이다. 대궐같은 큰 집들도 있다. 조지훈의 시도 많이 전시되고 있다.

길상사 경내 우뚝 솟아있는 보호수와 연등(사진=김호선기자)
길상사 경내 우뚝 솟아있는 보호수와 연등(사진=김호선기자)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 삼사순례 의미가 있었다. 인생을 곧잘 나그네에 비유한다. 한평생 살아 가노라면 예측할 수 없는 일들에 부딪힌다. 그래서 좌절하고 절망하고 혹은 탐하고 성내고 싸우고 울고 웃는다. 여기서 새로운 눈을 뜨고 지혜를 일으키고 올바른 길을 걸어 마침내 자유의 경지에 이르도록 가르친다는 불가의 말을 새겨본다. 2022년 유익한 삼사(봉선사-수리사-길상사)순례 놓고 비운 마음으로 마칠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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