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7월, 오스트리아 빈뮤직필름페스티벌에 설치된 한글 알리기 행사 부스에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 있다. (사진=인하대 제공) 

[한국뉴스=박평순 기자] 대학생 시절 한국인 최초로 오스트리아 빈뮤직필름페스티벌에 참가해 한글 알리기에 도전했던 이들이 이제 사회인이 돼 ‘한글, 번지다’ 출간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10일 인하대학교에 따르면 동문인 백지유(29), 김주영(29), 이현지(26) 씨는 2015년 졸업을 앞두고 빈 시청에 빈뮤직필름페스티벌 참가기획서와 제안서를 제출했다. 한국적인 엽서와 책갈피에 한글 캘리그래피로 방문객들 이름을 써주는 내용의 기획서로 이들은 중앙부스를 따냈다.

행사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일일 평균 시간당 엽서 200장과 책갈피 132개가 소진될 만큼 문전성시를 이뤘다. 온가족 이름을 부탁하는 이들도 있었고, 한글의 원리를 질문하는 이들도 있었다. 인기의 비결은 평범한 명언이나 단어가 아닌, 참가객의 이름을 한글로 아름답게 써주는 콘텐츠에 있었다.

동문 3인은 행정학, 경영학, 한국어문학 등 각기 다른 전공이 내는 시너지가 빛을 발했다고 회상했다. 한국어문학과 문화콘텐츠학을 공부한 이현지 씨는 수업을 통해 접했던 다양한 콘텐츠 기획사례가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름 써주기와 한글게임은 외국인 교환학생과 언어 스터디를 하며 한글과 한국어 문법기초를 공부했던 경험에서 나왔다. 경영학도였던 김주영 씨는 비즈니스 영어와 중급회계 지식을 빈 시청과 소통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데 발휘했고, 총괄기획자인 백지유 씨는 오페라의 역사와 독일어 등 교양수업에서 쌓은 소양을 프로젝트 곳곳에 불어넣었다.

이들의 1차 목표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이들은 ‘한글, 번지다’ 한국어판과 한영합본을 독립서점과 아마존에 입고시키고 인하대 중앙도서관인 정석학술정보관에 비치시키는 것이 2차 목표다.

마케터가 된 백 씨, 학원강사가 된 이 씨, 금융업계 종사자인 김 씨는 “인하대의 DNA인 실사구시와 도전정신을 발휘해 4년간의 배움을 한 번에 성공시킬 수 있었던 계기였다”며 “대학생은 성인이지만 직장인과 달리 리스크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반드시 시도해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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