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이 지난 7일 창립 78주년 대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노총 제공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이 지난 7일 창립 78주년 대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노총 제공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7일 노총 창립 78주년 기념사를 통해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부가 갈등을 유발하고 조장하며 부자감세와 부동산 규제완화 등 재벌과 부자를 위한 정책만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여의도 한국노총 회관에서 열린 78주년 기념 및 후원의 밤 행사에서 기념사를 했다.

이날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 이용득 전 국회의원, 이낙연 새로운 미래 공동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이 참석해 축하 인사를 했다.

여야 정부 대표들이 지켜본 가운데 대회사를 한 김 위원장은 “인구절벽과 기후위기, 급속한 산업전환에 직면한 한국사회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불확실의 시대에 이미 진입했다”며 “경제상황의 악화와 사회적 갈등의 심화는 여성·청년·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노동시장의 양극화로 인해 불안정한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미조직노동자의 고통 또한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 국가재정지출과 사회안전망 강화에 나서야 할 정부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고용보험과 산재보험까지 이권 카르텔로 내몰면서 제도 개악을 공언하고 있다”며 “또 갈등을 사전에 방지하고 조정해야 할 정부는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고 조장하며 부자감세와 부동산 규제완화 등 재벌과 부자를 위한 정책만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올해를 복합위기 시대로 규정하고 전환기를 개척하는 노동운동의 길을 가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는 결정을 내렸고 투쟁과 대화의 병행 노선을 가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사회적 대화는 시작됐지만 노동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 거부권으로 폐기된 노조법2·3조의 재입법을 위해 총선 직후에 이를 관철하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또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400만명에 달하는 5인 미만 노동자의 권리쟁취를 위한 투쟁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시행중인 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의 유예 시도와 69시간 노동으로 대표되는 근로시간 개악시도에 대해서도 강력히 싸워 나가겠다”며 “사회안전망의 최후의 보루인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에 대한 정부의 개악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복합위기의 시대에 맞게 ‘전국민고용보험’ 등 안전망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올해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고 총선은 우리에게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정치적 변곡점”이라며 “대한민국 제1노총으로서 총선 공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차기 국회에서 노동의 정당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개입해 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내부가 분열하고 진보와 보수가 이합집산하는 혼란스러운 시기이지만, 우리의 원칙은 분명하다”며 “친노동자 후보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반노동자 후보에 대해서는 철저히 심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수많은 도전과 좌절, 영광과 패배의 순간을 78년의 역사에 굵은 나이테로 새기며 지금까지 전진해왔다”며 “마지막으로, 생산의 주역으로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를 개척해 왔고 한국사회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노동현장의 2500만 노동자들에게 뜨거운 단결과 연대의 인사를 보낸다”고 마무리했다.

한국노총이 지난 8일 '3.8 여성의 날' 116주년을 맞아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노총 제공
한국노총이 지난 8일 '3.8 여성의 날' 116주년을 맞아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노총 제공

김동명 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열린 제116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는 ‘성평등 노동시장 실현과 여성노동권 강화’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조차 갖지 못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죽어 나가야만 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 이후 1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그러나 가부장적 문화와 인식은 여전하고 가사와 돌봄, 심지어 가족의 생계까지 짊어지는 여성에게는 유독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고, 그나마 가진 일자리도 결혼, 출산으로 인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 슬로건 ‘변화, 행복한 미래로의 여(女)정(正)’은 여러 가지 복합적 문제가 뒤엉킨 암울한 시대를 지나고 있는 한국 사회 위기 극복과, 사회적 약자들의 행복과 안전한 사회, 무엇보다 여성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대우받는 공동체 등 그 변화를 통해 모두가 행복한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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