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순 한중미래경제협회 회장
양희순 한중미래경제협회 회장

양희순 한중미래경제협회 회장  /  오는 13일 치러지는 '16대 대만 총통선거'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 여당 후보는 강력한 대만 독자 노선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이다.

이에 맞서는 야당 후보는 친중국 성향의 중국국민당(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와 대만민중당(민중당)의 커원저 후보이다.

대만 국민들은 민진당 라이칭더를 뽑자니 중국과의 관계가 더 나빠질 위험이 높고, 그렇다고 국민당을 뽑자니 중국 비위를 맞추는 데 치중해서 홍콩처럼 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흐름이다.

선거 민심이 확실한 방향타를 잡지 않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차이 총통이 8년간 장기 집권하고 민진당은 그동안 양안(중국과 대만) 정책에서 암묵적 룰이었던 '현상 유지' 기조를 폐기까지는 아니지만 중국 위협을 강조하는 관성에 치우쳐 '민생은 뒷전'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 기간 실질임금은 사실상 감소했고, 집값은 더 오르고 취업난 또한 상당하다. 이로 인해 대만 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제16대 대만 총통선거 출마자. 왼쪽부터 라이칭더(민주진보당), 허우유이(중국국민당), 커원저(대만민중당) 후보. 한중미래경제협회 제공
제16대 대만 총통선거 출마자. 왼쪽부터 라이칭더(민주진보당), 허우유이(중국국민당), 커원저(대만민중당) 후보. 한중미래경제협회 제공

여기에 집권당의 부정부패와 성추행 의혹 등이 불거지며, 당초 강세를 보이던 라이칭더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를 보인다.

국민당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당의 제1목표로 삼고 있지만, 정작 장기적 측면에서 양안 관계를 대등하게 유지할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2014년 대만에서 일어난 해바라기 운동(중국·대만 서비스 무역협정 체결 반대 학생 시위)과 2019년 홍콩시위를 거치면서 반중 정서가 커진 젊은 유권자층이 대거 이탈한 상황이다.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는 민진당과 국민당 양당정치를 비판하며 20~30대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작년부터 국민당과 단일화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번 선거가 입법위원(국회의원)선거와 동시에 치뤄짐에 따라 당의 미래를 위해 독자 출마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여권을 반대하는 반 민진당 흐름이 선거 기간 막바지에 국민당 지지세로 돌아서며 박빙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도 대만 총통선거의 박빙을 예고했다.

대만의 ET투데이 뉴스클라우드가 지난 12월 27~28일, 1천740명의 성인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민진당 라이칭더 36.6%,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33.8%, 민중당 커원저 후보는 22.2%로 나타났다.

2024년 1월 2일 후보토론 직후 TVBS가 유권자 1천2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면접 방식 여론조사에서는 민진당 라이칭더후보가 33%, 국민당 허우유이,자오사오캉 후보가 30%로 오차범위 내 3%p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미성향의 민진당이 승리하면 중국이 대만 압박이 거세질 수 있는 점과 친중성향의 국민당이 승리하면 중국-한국과의 갈등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도 입체적이고 다양한 외교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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