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에서 사용한 실탄으로 제작된 홍범도 장군 흉상.  (사진=한국뉴스DB)
국군 장병들이 사용한 실탄으로 제작된 홍범도 장군 흉상.  (사진=한국뉴스DB)

[한국뉴스 이정규 기자]  한미일, 북중러 대결 구도 속에서 '매카시즘(공산주의자 색출 열풍)'이 되살아 나는 형세다.

1920년 대일 봉오동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 흉상을 국방부가 육사 교정에서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 제국주의 시대 피지배 민족 투쟁의 큰 축인 사회주의 경력이 폄훼되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장교를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활동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되느냐하는 문제가 있었고, 논란이 있기 때문에 교내 정비, 기념물 정비의 기회에 정리를 하려고 것이라고 지난 25일 밝혔 논란을 낳았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3월 육사 교정에 김좌진·홍범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제막했다.

2021년 8월에는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인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순국 78년 만에 고국으로 봉환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면서 호국열사에 대한 예우를 다했다.

하지만 봉환 2년 만에 홍 장군은 '소련공산당 활동 경력'을 이유로 현 정권에서 흉상 철거 논란에 처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SNS을 통해 “국군의 뿌리인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을 부정하는 것인가”라며 "국권을 잃고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로 떠돌며 풍찬노숙했던 항일무장 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이 오늘 대한민국에서도 이리저리 떠돌아야겠나, 이것이 그분들에 대한 우리의 예우이며 보훈인가”라고 반문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6·25전쟁을 일으켰던 북한군이나 중공군 출신도 아닌데 왜 그런 문제가 이제 와서 논란이 되는가"라며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하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이건 반역사다, 매카시즘으로 오해받는다"며 “그만들 하라"라고 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SNS에 "독립운동 기준은 해방 이후 분단과 전쟁의 시기에 북한공산 집단을 지지하고 북한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6·25 전쟁에 부역했느냐이다"며 "일제 하 독립운동에서 사회주의계열까지 싸잡아서 비난하는 건 과도한 편가르기이고 사상적 낙인찍기"라고 했다.

김 교수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도 민족주의 계열과 사회주의 계열이 함께 참여했다, 2차대전 당시 소련은 미국과 연합국으로 같은 편이었다"며 "홍범도 장군은 위대한 봉오동전투 승리 이후 당시 소련 지역에 활동하시다가 해방도 못보시고 돌아가셨다, 소련 역내에서 독립운동하면서 국제적 도움의 차원에서 입당한 것이고 북한정권 수립 이전에 돌아가셨는데 단지 소련공산당 입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육사 흉상철거라니요"라고 따져 물었다.

김 교수는 "이런게 바로 매카시즘"이라며 "대한민국 정체성을 확립하는 건 좋지만 이런 식으로 오버하면 그것이 바로 (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을 증폭시키는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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