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새만금에서 진행된 세계스 카우트 잼버리대회의 파행 운영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정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6년간 준비한 국제행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술했다.

새만금 잼버리는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을 통해 타당성 조사를 거쳐 유치전을 시작했으며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에서 개최지가 확정됐다.

KIEP 보고서에는 '잼버리가 열리는 2023년 8월 1일부터 12일까지는 한반도에 무더위가 가장 심하고 태풍과 호우로 인한 자연재해가 발생하기 쉬운 기간이므로 이에 대비해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나와있다.

그러나 잼버리 행사가 시작되자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야영대회 3일차에는 1천여 명이 넘는 온열환자가 발생했다.

대회 전 폭우로 행사장 곳곳은 물웅덩이가 파였고 모기와 해충으로 피부염을 앓는 환자들도 줄을 이었다.

비위생적인 화장실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샤워장에서는 성추행 의혹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 일부 참가국들은 야영대회를 중도 포기하고 대회장을 이탈했다.

잼버리 참가자들이 겪은 어려움은 '오징어게임', '생존게임'에 비유되며 해외언론에 불명예스럽게 오르내렸다.

결국 한덕수 국무총리가 야영장 변기까지 직접 챙기겠다며 행사 강행 의지를 피력하고 예비비 60억원을 집행하며 뒷수습에 나섰다.

청소년 야영대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추락했고 세계 11위 경제대국 국민들의 자긍심도 곤두박질쳤다.

결국 태풍 카눈 북상을 이유로 야영대회는 조기에 막을 내렸다.

나머지 일정은 한국관광과 체험행사로 대체됐다.

지자체와 대학,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 퇴영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먹을 것과 잘 곳을 제공했다.

그나마 폐영식 날 진행된 K팝 콘서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물론 BTS 섭외, 공기업 직원 동원, 잔디구장 훼손 논란과 같은 잡음은 콘서트가 열리는 날도 계속됐다.

이제 잼버리 대원들은 대부분 귀국길에 올랐다.

우리에게는 야영대회 파행에 대한 책임소재를 밝힐 일만 남았다.

혹독한 대가를 치룬 이번 대회에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잼버리 사태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감사원 감사와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철저히 진행돼야 한다.

윗선이 빠진 채 실무자 선에서 책임을 지우는 형태는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도대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새만금 잼버리에서 무엇을 준비했는가.

국민은 지금도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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