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재보궐선거 결과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정의당까지 술렁이고 있다.

최대 관심사였던 전주을 국회의원 재보궐은 강성희 후보가 최종 당선되며 진보당 최초로 국회의 문을 열어 젖혔다.

전주을 표심은 윤석열 정부와 집권여당, 그리고 덩치는 커졌지만 무기력한 민주당에 대한 불만을 여실히 보여줬다.

여기에 진보진영의 대안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정의당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이 더해져 향후 진보세력의 중심축이 진보당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나온다.

민주당은 전주을에서 이상직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자 책임을 지겠다며 후보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전북 완주 군수를 두 번 지낸 민주당 출신 임정엽 후보가 당의 무공천 방침에 따라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했다.

임 후보는 당선되면 곧바로 민주당으로의 복당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지역 민심은 민주당에 싸늘했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조차 자신의 텃밭에서 '아웃'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국민의힘도 당 지도부가 이 지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까지 열며 김경민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지만 지지율 8%를 얻는데 그쳤다.

초라한 성적표다.

김경민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주시장 후보로 출마해 15%의 득표율을 올렸다.

이번에는 그 반토막이다.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내 인사들의 5.18 민주화운동과 호남 폄하 발언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또 이준석 전 당대표부터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던 '서진정책'이 힘을 잃고 호남에서의 교두보가 무너졌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특히 울산 남구 나선거구 구의원 보궐선거 결과는 여당에게 큰 치명타를 입혔다.

김기현 대표가 당선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자신의 지역구 바로 옆에서 벌어진 보수 우세지역에서 민주당에게 진 것은 뼈 아픈 패배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힘은 자신의 텃밭에서 집토끼를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정의당 역시 존재감은 미미했다.

정의당은 전주을 선거에 후보도 내지 못했다.

호남은 전통적으로 진보진영 지지세가 강하다.

그런데 민주당 공천 포기에 이어 정의당 후보도 개인적 사정으로 출마를 포기했다.

정의당을 바라보는 호남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서울시청 앞에서 정부의 대일정책을 비판하는 ‘강제동원 해법 규탄대회’가 열렸는데 이정미 정의당 대표에게 청중들은 강한 야유와 비판을 쏟아냈다.

정의당이 최근들어 민주당 편에 서지 않고 독자적 노선을 가는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다.

여하튼 국민들은 이번 재보궐을 통해 거대 양당과 정의당에 ‘똑바로 정치하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또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긴장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던지고 있다.

다음 선거는 ‘당랑거철(螳螂拒轍)'에 비유된다.

사마귀가 자신을 앞발을 날카롭게 세우며 함부로 덤비면서 변화를 거부한다면 국민들이 굴리는 역사의 수레바퀴에 흔적도 남지 않고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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