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인천 유치전이 가열차다.

늦게나마 재외동포사회의 숙원사업이었던 재외동포청이 신설되는 것에 환영을 표한다.

현재 재외동포청을 인천에 유치하기 위해 지역 정치인, 지자체, 시민사회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외교부 산하 외청 지위를 갖는 재외동포청 설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으며 우리 동포사회의 오랜 바람이다.

750만명에 달하는 재외동포들을 상대로 독점적인 행정서비스와 복지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신설 행정기관이지만 매년 1천억원을 집행하는 기관으로서 위상은 결코 가볍지 않다.

현재의 상황이라면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는 거의 확실해 보인다.

관건은 대한민국 정부의 열린 자세라고 생각한다.

1998년 백두산에 가기 위해 중국 연변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 동포(조선족)들은 한국드라마 ‘질투’를 동시간대에 함께 시청하며, 연변에 위치한 조선족 프로 축구단에 무한 애정을 과시했다.

중국 동포들 대부분은 사회주의 교육을 받았으나 한국과 북한과 자신들은 하나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었다.

20년이 흘러 2018년 12월에 백두산에 다시 한번 오르기 위해 중국 연변을 방문했을 때 조선족 여행 가이드는 변화된 실정을 전했다.

가이드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해 연변에 있는 조선족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중국 동포들이 자신은 조선족이지만 '중국 사람'이라는 소속감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750만명에 달하는 재외동포들은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 조국의 자주권이 침탈당한 식민지 상태에서 국내외로 뿔뿔히 흩어졌다.

1902년부터 노동력이 부족해 하와이로 갔던 이주민을 시작으로 일제시대 간도협약으로 고향땅을 밟지 못한 사할린동포와 일본 거주민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꿈꾸며 십시일반 독립자금을 선뜻 내놓은 애국자와 그 후예들이다.

스탈린시대에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던 고려인들과 산업화시기 독일로 향했던 광부들과 간호사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향했던 사람들과 국내 정치 상황에 실망해 전 세계 각지로 떠난 이민 1~3세가 750만명이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재외동포청은 자신들이 뿌리가 한민족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잊지 말아 달라고 존재하는 것과 같다.

특히 인천은 북한 이탈 주민들과 사할린 동포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들과 중국 동포들 대부분은 이른바 '3D' 직종에서 힘겹게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배타적이고 차별적인 환경 속에 놓여 있다.

재외동포청 설립을 준비하며 재외동포들과 우리 민족은 한민족이며 서로 존중하며 배려하는 성숙한 의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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