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가는 제주 '올레길 12코스'

황무지를 개발한 녹차밭 전경(사진=김호선기자)
황무지를 개발한 녹차밭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제주도는 겨울 초입에도 푸르름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섬이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로 15 도로변에는 겨울임에도 녹색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차밭 농장이 있다. 2001년에 문을 연 황무지에 개발한 오설록이라는 녹차 밭이 녹색의 향연이다. 그림 같은 녹색 면적이 약 15만 평이라 한다. 오설록이란 이름은 눈 속에서도 피어나는 녹차의 생명력에 대한 감탄을 표현한 이름이다. 이 녹차 밭은 제주 곶자왈 공원 건너편에 있다.

녹음의 융탄자처럼 정리된 녹차밭(사진=김호선기자)
녹음의 융탄자처럼 정리된 녹차밭(사진=김호선기자)

오설록 입장료는 무료이며 드넓은 녹차 밭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눈이 호강하는 차밭이다. 겨울의 문턱에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느끼는 녹차 밭이다. 녹차 밭은 고랑을 쉬엄쉬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녹색에 도취하여 마음의 평온해지고 고요해지는 치유의 공간임을 느낄 수 있다. 오설록의 드넓은 녹차 밭은 보성의 산비탈을 이용한 녹차 밭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오설록은 걷는 자체가 힐링이고 눈이 편안해지는 차밭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오설록은 걷는 자체가 힐링이고 눈이 편안해지는 차밭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오설록 차밭에서 재배된 녹차는 100% 유기농이라 한다. 입구에는 녹차 아이스크림 등 맛있고 향기 나는 녹차 제품이 입맛을 돋게 한다. 각종 녹차를 시음하며 즐기는 동안 심신이 더 건강해짐을 느끼게 하는 녹차 밭이다. 천혜의 자연을 이용한 오설록 녹차 밭이다. 연중 수백만 명이 찾고 있어 제주의 친환경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국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는 오설록 녹차밭(사진=김호선기자)
이국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는 오설록 녹차밭(사진=김호선기자)

오설록은 사진 찍기에 정말 좋은 장소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차밭이다. 자료에 의하면 제주 화산섬이라는 특수한 자연조건이 녹차를 더욱 건강하게 자라게 한다는 것이다. , , , 안개, 바람 등의 5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년 4월 초부터 오설록 첫 햇차를 수확하기 시작하여 본격적인 차순 채취는 5월 청명 이후라 한다. 오설록 차밭은 자유롭게 걸으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며 산책하는 길이 바로 힐링이라고 생각된다.

아름다운 절경에 위치하고 있는 수월봉 천문대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아름다운 절경에 위치하고 있는 수월봉 천문대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시간이 멈추듯한 오설록에서 많은 추억을 남기고 발걸음은 제주 한경면 고산리에 있는 수월봉전망대(77m)로 옮긴다. 수월봉은 제주 서쪽 끝으로 제주올레길 12코스에 해당한다. 수월봉은 차귀도 전망대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수월봉에 바람이 세차다. 수월봉 정상에는 기우제를 지내는 수월정과 고산기상대가 우뚝 서있다. 수월봉에서 바라보는 차귀도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로 절경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전망이다. 수월봉에서 차귀도 뒤로 떨어지는 낙조가 일품이라 자랑하는데 이번에도 볼 수 없어 아쉽다.

수월봉에 오르면 조망되는 아름다운 바다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수월봉에 오르면 조망되는 아름다운 바다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수월봉 해안절벽은 화석층(천연기념물 제513)으로 수 킬로 이어지는 절벽이 신비스럽다. 주상절리로 형성된 이국적인 경관을 자랑하는데 이 해안절벽을 제주 방언으로 엉알이라 부르고 있다. 차귀도를 바라보면서 걷는 해안절벽길에는 곳곳에 녹고물이라는 약수터가 있으며 실줄같은 물줄기가 흘러내린다. 물줄기가 떨어진 곳에는 미나리 등이 차가운 바닷바람에도 불구하고 녹색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여기에도 일제강점기 때 구축한 진지 굴들이 있다.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감탄사를 입에 담을 수 밖에 없는 차귀도 앞바다 전경(사진=김호선기자)
감탄사를 입에 담을 수 밖에 없는 차귀도 앞바다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수월봉 아래 고산 들녁은 제주에서 가장 넓은 들녘이다. 녹고물에 대한 전설이 가슴을 짠하게 한다. 옛날 이 마을에는 수월이라는 누나와 녹고라는 동생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한다. 어느 해 봄 어머니가 병에 걸려 두 남매는 지극 정성으로 어머니를 간호하였으나 병은 호전되지 않았다. 어느 날 스님이 이를 가엽게 여겨 백 가지 약초를 구하도록 알려 주었다. 그날부터 남매는 백 가지 약초를 구한 끝에 아흔아홉 가지 약초는 구했으나 마지막 한 가지 약초를 구하지 못했다. 어느 날 절벽 중간에 있는 마지막 약초를 찾게 되었다.

아름다운 전설과 풍광을 자랑하는 차귀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아름다운 전설과 풍광을 자랑하는 차귀도 모습(사진=김호선기자)

누나는 녹고의 손을 마주 잡고 절벽을 따라 내려갔다. 누나는 절벽에서 약초를 구해 동생에게 건내 주면서 동생의 손을 놓고 말았다는 것이다. 수월이는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이에 녹고는 누나의 죽음이 자신의 실수라 생각하면서 한없이 울기만 하였는데 녹고가 죽은 이후에도 누나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이를 녹고의 눈물이라 한다.

수월봉에서 고산리 방향으로 가는 절경을 자랑하는 바닷길(사진=김호선기자)
수월봉에서 고산리 방향으로 가는 절경을 자랑하는 바닷길(사진=김호선기자)

수월봉 앞바다 위에 떠 있는 섬 두 개가 있는데 차귀도(遮歸島 422호 천연보호구역)‘. 지금은 차귀도가 무인도이지만 얼마전까지 주민들이 살았던 섬이다. 바다 위에 우뚝솟아 있는 아름다운 섬이지만 세찬 바닷바람으로 인해 나무는 없고 정상부분에 초지가 보이는 섬이다. 섬 자체가 온통 검은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는 섬이다. 고산리 자구네 포구에서 차귀도를 유람선이 운행하고 있다. 10분거리이다.  

수월봉 절벽길을 따라 걷다 뒤돌아 보는 수월봉 지오트레일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수월봉 절벽길을 따라 걷다 뒤돌아 보는 수월봉 지오트레일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차귀도는 많은 관광객들과 참돔, 돌돔, (다금)바리 등이 풍부하여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섬이다. 차귀도에는 전설이 있는데 중국 송나라 왕은 제주에서 천하를 호령할 왕이 태어 날 지세라 하여 호종단이라는 신하를 보내 제주도 땅의 맥를 끊으라고 명하였다. 호종단은 제주에 들어와 모든 지맥을 끊고 돌아가려 하는데 커다란 독수리가 나타나 배의 돛대에 앉고 바람이 거세지면서 배는 침몰되어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독수리는 한라산신으로 차귀도에 내려앉아 돌로 변하였다 한다. 독수리는 섬을 수호하는 한라 영신으로 자리하고 있는 전설이다. 차귀도는 작은 섬이지만 그 전설만큼이나 당당하게 보이는 섬처럼 보인다. 이곳에서 이어도영화도 촬영되었던 섬이다.

제주 앞바다에 우뚝 솟아 있는 풍력발전기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제주 앞바다에 우뚝 솟아 있는 풍력발전기 모습(사진=김호선기자)

제주도는 삼다(三多)의 섬으로 바람의 섬이다. 자연을 이용한 전력 생산으로 탄소제로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제주 한경면 신창리 싱계물공원해안에는 작은 습지가 있다. 한국남부발전 국제풍력센터에서 걷기가 시작된다. 이 해안은 제주의 숨어있는 비경 중 하나로 선정된 해안이다. 싱계물공원은 신창풍차해안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바다에 서있는 수십기의 풍력발전기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해안이다.

제주 바다목장의 다리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제주 바다목장의 다리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에머랄드빛 해수면 바다 위로 인공으로 조성된 다리를 통해 등대까지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긴 다리를 종주할 수 있는 코스다. 바다 위를 거닐면서 바다에 서있는 풍력발전기와 해녀상 그리고 검푸른 현무암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바다위를 걷는 기분이 이색적이지만 바다목장 한 가운데 제주의 명물 다금바리고기 조형물이 있는데 이체롭다. 다금바리는 대형 어종으로 다갈색 바탕에 7개의 흑갈색 무늬를 지니고 있다. 제주에서는 최고급  횟감이다.

바다목장 공원에 또다른 모습의 풍력발전기 전경(사진=김호선기자)
바다목장 공원에 또다른 모습의 풍력발전기 전경(사진=김호선기자)

싱계물공원 길에는 일제강점기 때 세웠다는 하얀 마리여등대가 서있다. 여는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작은 바위섬을 말하는데 이 마을을 상징하고 있다 한다. 이 다리에서 많은 신혼부부들의 웨딩사진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다리 입구에는 해녀상 하나가 우뚝 서있는데 해녀(Eco-Feminist)는 아무런 기계정치없이 맨몸으로 해산물을 채취하기 때문에 여성생태주의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바다목장에 조성된 은빛모양의 다금바리 전경(사진=김호선기자)
바다목장에 조성된 은빛모양의 다금바리 전경(사진=김호선기자)

구불구불 해안선을 따라 입맛을 자극하게 하는 카페들이 즐비한 해안이다. 바닷 바람은 세차게 불지만 겨울을 느낄 수 없는 훈훈한 바람이다. 상쾌한 바닷바람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져 있다. 신창해안도로는 생태체험장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위로 조성된 다리를 걷다보면 밀물일 때에는 등대에서 되돌아 오는 난코스도 있다. 바다와 풍력발전기를 상대로 다양한 풍경을 인증샷 찍기에 바쁘다. 이 해안에서 일몰이 아름답다는데 일정상 다음으로 넘겼다.

수월봉을 나들목으로 하는 올레길 12코스 안내도(사진=김호선기자)
수월봉을 나들목으로 하는 올레길 12코스 안내도(사진=김호선기자)

 혹자는 말한다. 제주의 하루가 아쉽다고 여겨지면 신창-용수해안도로를 가보라 한다. 낙조가 시작되는 시간 세상의 모든 풍경은 화려한 빛과 황홀한 색의 빠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국적인 해안 산책길이다. 요즘 제주에서 유행처럼 되어 있는 십일살기 또는 한 달 살기를 하여여 할 것 같다. 싱계물이란 제주 방언으로 새로 발견된 갯물이란 의미라 한다. 인근에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돌아 왔다는 기념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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