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와 석모도를 연결한 석모대교(2017.6개통)(사진=김호선기자)
강화도와 석모도를 연결한 석모대교(2017.6개통)(사진=김호선기자)

올 여름 폭염이 역대 최악이다. 코로나로 지친 모든 사람들은 20여일 넘게 이어지는 폭염에 심신이 지쳐있다. 코로나 사회적거리두기는 4단계로 밖으로 나가기가 조심스럽지만 휴식이 필요하다. 잠시 힐링 시간을 갖고 여유있는깨달음이 있는 그 곳, 섬 속의 섬을 찾는다. 우리나라 3대 해수관음성지(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강화 삼산면 석모도 "보문사(普門寺)"로 간다.

석모도 석모대교 만남의 광장(사진=김호선기자)
석모도 석모대교 만남의 광장(사진=김호선기자)

석모도席毛島(물이 돌아 흐르는 모퉁이)는 강화 서쪽에 있는 섬이다. 석모대교(1.5km)가 개통되기 전에는 외포리항에서 선박을 이용하여 왕래했던 섬으로 섬과 섬을 연결한 간척지 땅이다. 해안선 길이가 약 42km로 결코 작은 섬이 아니다. 조선 숙종 때 간척사업이 이루어진 석모도다. 석모도에는 해명산329-낙가산267-상봉산316m 그리고 석모도 들녘 끝에 상주산264이 있다. 최근 석모도는 수도권 휴양지로 들썩이지만 주민들은 농업과 어업을 겸하고 섬 쌀, 순무, 밴댕이. 새우, 천일염 등을 생산한다.  

강화 삼산면三山面이라는 행정지명은 보문사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연봉 세 개의 산을 상징한다. 해명산-낙가산-상봉산은 하나의 능선이다. 등산코스는 전득이고개에서 시작된다. 산행시간은 4시간으로 쉬엄쉬엄 걷는다. 힘들지도 않는 쉼의 산행으로 눈이 호강한다. 사시사철 많은 동호인들이 찾는 산으로 능선길은 서해바다 전망대다. 서해바다의 크고 작은 섬들의 비경을 한 눈의 담은 등산로다. 한 폭의 동양화로 걷는 동안 번민스러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을 잠시 잊은체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석모도 간척지를 이용한 광활한 들녁(사진=김호선기자)
석모도 간척지를 이용한 광활한 들녁(사진=김호선기자)

대한불교조계종 보문사는 낙가산 눈썹바위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보문사"는 신라 선덕여왕 4년(635) 회정대사가 금강산 보덕굴에서 수행하던 중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석모도로 내려와 창건했다는 사찰이다.

창건 당시 관세음보살이 상주한다는 산의 이름을 따서 '낙가산'이라 하고 관세음보살의 원력을 상징하여 보문사라 작명했다 한다. 보문사에는 마애석불좌상과 다량의 기념물이 보존되어 있는 천년고찰이다.

석모도 상주산 아래 조성된 상하저수지(사진=김호선기자)
석모도 상주산 아래 조성된 상하저수지(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에는 일주문, 극락보전, 33관세음보살 사리탑, 오백나한상, 와불전, 석실, 마애불 가는계단, 용왕단과 소원지, 용왕단에서 보는 서해낙조, 눈썹바위 마애불, 산신각. 범종각. 요사채 등이 있다.

보문사 일주문 앞 암반 위의 수령 200년생 관음송(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일주문 앞 암반 위의 수령 200년생 관음송(사진=김호선기자)

나한도량 관음성지 보문사에는 예부터 전해오는 수많은 영험담이 전해진다. 그 중에 동짓날 팥죽 공양 이야기가 재미있다. 절 물건을 훔친 도둑이 밤새 절마당의 느티나무만 끼고 뱅뱅돌다가 잡혔으나 용서받고 후에 독실한 신도가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또한 보문사 인근 주민들이 나무를 베어가며 이를 말리는 스님을 폭행까지 했다. 주지스님은 나한님을 업어다가 나무를 베어가는 사람의 집 앞에 놓아두니 이를 두려워 사람들이 나무를 베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해수 관음성지 낙가산 보문사 일주문(사진=김호선기자)
우리나라 해수 관음성지 낙가산 보문사 일주문(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는 설에 의하면 정월 초하룻날 수십명이 배를 타고 표류하다 먼 바다로 나가 추위와 먹을 것은 떨어지고 출렁거리는 파도는 뱃전을 삼킬 것 같아 사경을 해매였다. 그때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우리는 이제 꼼짝없이 죽게 되었소. 인간의 힘으로는 살아 나갈 수 없으니 보문사 석굴에 봉안되어 있는 부처님이 영험이 있다 하니 보문사를 향해 살려 달라고 빕시다.

그리하여 배에 탄 사람들은 큰 소리로 기도를 시작했다. 그런데 낯선 한 스님이 홀연히 뱃머리에 나타나 배를 보문사 해안에 도착하게 하고 스님은 사라져 버렸다는 옛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보문사 33관음보탑과 사리탑, 오백나한으로 부처와 중생을 이어주는 나한 신앙(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33관음보탑과 사리탑, 오백나한으로 부처와 중생을 이어주는 나한 신앙(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입구에는 오백나한상의 불상이 조성되어 있다. 불상들은 존자를 말하는 나한으로 오백분의 모습과 표정이 모두 달라 각각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 마치 속세의 수십억의 사람들 모습이 다르듯 오백의 불상 모습도 다르는데 불상을 조각한 작가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보문사 와불로 열반하는 부처님의 누워있는 형상의 불상(너비 13m, 높이 2m)(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와불로 열반하는 부처님의 누워있는 형상의 불상(너비 13m, 높이 2m)(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와불전 천인대 위에는 누워있는 와불臥佛(길이 40, 폭 5m)이 있다. 보문사 각 종 행사 때 설법하는 장소다. 그 크기가 넓어서 천명이 앉을 수 있다 하여 천인대라 한다는데 글쎄다? 이것 또한 불심이요. 도력인지? 와불의 얼굴 모습은 매우 편안한 모습으로 속인들에게 전해주는 느낌이 있는것 같다.

보문사 석실 앞 큰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는 700년생 향나무(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석실 앞 큰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는 700년생 향나무(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석실 앞 바위 틈에는 향나무(수령 800년, 인천시 기념물 제17호)가 서있다. 높이 2m의 두 줄기 향나무로 마치 용이 용트림하는 기묘한 모습이다. 전하는 기록에는 한국전쟁 중에는 죽은 것처럼 보였으나 종전 후 3년 만에 다시 살아났다 한다.

이 향나무는 보문사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와 함께 보문사 경내를 아름답게 조성하고 있는데 오래된 나무로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있어 기념물로 지정했다 한다.

보문사 아름다운 경내모습내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아름다운 경내모습내사진=김호선기자)

와불전에서 내려다 보는 사찰 모습으로 극락보전과 향나무와 은행나무가 보문사를 더욱 우아하게 그려주고 있다. 실록이 짙은 그림처럼 보이지만 이 폭염에도 나무 밑에 앉아 쉼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모습이 마치 부처님처럼 보인다. 시원하다.

보문사 경내 범종각과 경전을 넣고 손잡이로 돌리며 소원을 비는 윤장대 (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경내 범종각과 경전을 넣고 손잡이로 돌리며 소원을 비는 윤장대 (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석실은 천연 동굴을 이용하여 석굴입구는 3개의 무지개 모양의 문이 조성되어 있다. 석굴안에는 석가모니불 등 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는데 어부들의 그물에 걸린 돌덩어리가 관련이 있다.

어느날 어부들이 쳐 놓은 그물에 고기는 보이지않고 기이하게 생긴 돌덩이 20여개가 있었다. 어부들이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람 모습과 흡사했다. 놀란 어부들은 돌들을 바다세 던져 놓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고기를 잡았다. 그러나 그물에는 고기는 잡히지 않고 던져버린 돌덩어리들이 다시 올라 온 것이다. 보문사 석실에 보안되어 있는 불상들이 어부들 그물에 걸린 석상들이라  한다.

보문사 중심인 극락보전(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중심인 극락보전(사진=김호선기자)

지금도 석실 앞에는 샘물이 솟아나고 물 맛이 감미롭고 아무리 마셔도 탈이 없다는 물이다. 최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석실에 봉안되어 있는 석상들은 인도산 돌이라 한다. 신비스럽다. 봉안되어 있는 석상들에는 각각 존자들의 이름이 있으며 크기는 30cm 정도다. 

보문사 경내에서 조망된 노송과 서해바다(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경내에서 조망된 노송과 서해바다(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극락보전 앞 뜰에서 조망되는 노송과 전각, 그리고 아름다운 서해바다 풍경을 눈에 담아 본다. 여기에 있는 감로다원에서 마시는 차茶 한 잔의 맛이 향기롭다. 편안한 휴식을 갖고 여유있는 시간이다.

보문사 마애불로 가는 418계단 이 계단을 오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원계단과 연등(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마애불로 가는 418계단 이 계단을 오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원계단과 연등(사진=김호선기자)

눈썹바위 마애불로 오르는 계단을 세면서 올라 보지만 어느 순간 세고있던 계단 숫자를 잊는다. 계단은 419계단(20분)으로 명물허전이다. 조금은 힘들것 같지만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애불을 향해 오른다. 거기에는 무엇인지 모르지만 깨달음이 지혜가 있을 것 같은 설레임을 안고 오르는 소원계단이다. 

관음성지 낙가산 보문사 소원계단 전망대로 백일동안 소원을 담아 봉행되게 하는 소원지 청룡상(사진=김호선기자)
관음성지 낙가산 보문사 소원계단 전망대로 백일동안 소원을 담아 봉행되게 하는 소원지 청룡상(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눈썹바위 마애불로 오르는 계단을 숨이 차 쉴 수 있는 중간지점에 서해바다를 바라보며 소원을 담아 걸어 놓는 용왕단이 있다. 두 마리의 용이 용맹스럽게 역동성 있는 용트림의 모습이다. 이곳에 소지를 작성하여 유리병에 담아 두면 100일이 지나 스님들이 축원 후 소전한다는 것이다. 용왕단에서 바라보는 서해 아름다운 낙조는 장관이다. 년말 해넘이 장소로 유명하다.

보문사 눈썹바워의 마애불(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눈썹바워의 마애불(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가 우리나라 3대 해수관음도량의 성지임을 상징하는 낙가산 중턱의 눈썹바위의 '마애관음좌상(인천유형문화재 제29호)이다. 마애관을좌상은 높이 920cm, 너비 330cm의 웅장한 불상이다. 마애불은 커다란 모자를 쓰고 두 손을 모아 병을 들고 앉아 있는 불상이다

보문사 눈섭바위 마애석불좌상으로 1928년에 조각되었는데 가슴에 커다란 만(卍)자가 새겨져 있다(사진=김호선기자)
보문사 눈섭바위 마애석불좌상으로 1928년에 조각되었는데 가슴에 커다란 만(卍)자가 새겨져 있다(사진=김호선기자)

마애불은 얼굴에 비해 코와 입 그리고 귀는 투박하게 보이지만 서민적 색채의 불상으로 마애불을 찾는 사람들 마음의 친근감이 있게 한다. 마애불 가슴에는 '만卍' 자가 새겨져 있다. 따라서 이곳을 찾아 소원을 빌며 정성스럽게 기도하는 신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내려다 보는 서해바다 모습은 또다른 풍경이다.

석모도 강화나들길 19코스(사진=김호선기자)
석모도 강화나들길 19코스(사진=김호선기자)

석모도에는 강화나들길 11코스와 19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보문사 건너 남서쪽 들녁에는 상,하리 마을과 상주산이 있다. 상주산과 주변 원둑길을 이용하여 걷고 싶은 나들길이 조성되어 있다. 상주산 전망대에서 주문도(강화나들길 12코스), 볼음도(강화 나들길 13코스) 등이 조망되며 멀리 바다 건너 북한 땅이 한 눈에 잡힌다.

강화나들길 19코스는 연중 아름답지만 가을산행을 추천한다. 석모도 황금들녁을 안고 그리운 고향집을 생각하며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서해바다 누리길이다. 석모도는 수도권 시민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관광지로 관음성지와 나들길 그리고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 섬 중에 섬이다. 인천 앞바다의 또 하나의 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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