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택배 부천지회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투쟁경과를 보고받고 있다. (제공 = 진보당 인천시당)
로젠택배 부천지회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투쟁경과를 보고받고 있다. (제공 = 진보당 인천시당)

 ‘다가오는 설이 무섭습니다.’ 
 택배노동자들이 인천시청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작년 1년 동안 택배노동자 16명이 과로로 사망했다.

12월 7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합의기구가 출범한 이후에도 한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고, 네 명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설이 가까워질수록 택배 물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택배사야 명절특수겠지만 과로에 시달려야 하는 택배노동자들에게는 두려움의 시간이다. 이대로라면 또 어떤 희생이 잇따를지 알 수가 없다.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사회적 문제가 되자 택배사들은 과로사에 대한 대책이라며 분류인원 투입과 심야배송 중단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여전히 택배노동자들은 주 71시간 일하고 있고 하루에 560개 물품을 분류하며 313개를 배송하고 있다. 

 코로나 재난 시대에 많은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이 실직과 도산의 위기를 거치는 동안 재벌택배사들은 특수를 맞아 배를 불렸다. 택배사들은 업체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동안 택배단가를 지속적으로 삭감했다.

택배노동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택배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배송 물량과 작업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에 내몰리고 있는 이유다. 거기다 분류작업이라고 하는 공짜노동을 강요받았다.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를 논의한다며 만든 사회적 합의기구 1차 회의에서 분류작업이 사용자 업무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택배사들은 이를 반대하며 여전히 공짜노동으로 택배노동자들을 쥐어짜려 하고 있다. 최근 통과된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에는 분류작업을 택배사들이 책임지도록 한 조항이 빠졌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 대책을 내올 것처럼 하던 정부여당이 택배사들의 편을 든 것이다. 참으로 개탄스럽다. 

결국 택배노동자들이 나섰다. 택배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27일 파업을 하겠다는 건데 총파업 제목이 ‘살고싶다 총파업’이다. 오죽했으면 그리 정했을까? 
 
코로나시기에 곱절의 순이익을 낸 택배사들이 낮은 단가에 공짜노동을 강요하며 택배노동자들을 과로사 위험에 내모는 것은 도덕적해이 그 자체다. 세월호 이후 생명과 안전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었다. 먹고살기 위해 죽음을 감수하며 일해야 하는 사회는 야만적인 사회다. 택배사들의 각성을 촉구하지만 끝까지 외면한다면 입법권을 가진 정부여당이 나서서 풀어야 한다. 택배노동자들의 ‘살고싶다 총파업’ 돌입 전에 제대로 된 과로사 대책이 나오도록 택배사와 정부여당의 태도변화를 촉구한다.

저작권자 © 한국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