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용 청학공고 교장 인터뷰

박주용 청학공업고등학교 교장.(사진=한국뉴스)
박주용 청학공업고등학교 교장.(사진=한국뉴스)

[한국뉴스=이정규 기자] 1995년 개교 이후 25년간 인천지역 기술 인재를 양성했던 청학공업고등학교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청학공업고등학교는 기존 기계과 위주의 학과편성을 탈피, 2019년 바이오화학과, 2020년 스마트전자과로 학과를 개편한 데 이어, 2021년 말에는 인천바이오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게 된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산업이자 인천의 8대 전략산업으로 육성되고 있는 바이오산업의 기술인재 육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장차 송도 글로벌바이오시티와 연계·협력하는 학교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바이오과학고로 변화를 넘어선 진화를 앞두고 있는 청학공고 박주용 교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청학공업고등학교.(사진=한국뉴스)
청학공업고등학교.(사진=한국뉴스)

◈ 청학공고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교육정책에 대해 소개해 달라. 

청학공고는 1995년 3월 ‘자존감 있는 당당한 기술인’ 육성을 목표로 인천 연수구 청학동에서 4개 학과 12학급으로 개교한 이래 올해까지 8천22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이들은 기계, 화학, 전기 분야 등 기술직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며 모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현재 청학공고는 현재 중소기업청과의 국책 협업사업으로 맞춤형 인력양성사업과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은 학교와 학생, 그리고 기업체가 3자 협정을 체결한 후 해당업체에 맞는 기술인력을 맞춤형으로 교육하는 과정이다. 해당 기업은 회사에 필요한 기술인재를 맞춤형 교육을 통해 확보할 수 있고, 학생에게는 조기에 직무 숙련도가 높은 형태로 취업할 수 있어 기업과 학생 모두 교육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 학생이 학교와 회사를 오가면 현장의 전문기술을 습득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참여 학생들은 졸업 후 협약업체에 바로 취업이 가능할 뿐 아니라, 병역 혜택과 함께 수도권 15개 대학(P-TECH) 입학 시 등록금 지원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탐색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해외 취업을 독려하기 위해 2017년부터 우수학생을 선발해 일본·대만 등 해외 선진학교 및 기업탐방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화사업으로 대학 진학반, 부사관반 및 공기업반을 공개 모집하여 운영 중이다. 

이처럼 청학공고가 학생들의 상급학교 진학과 취업에 집중한 결과, 2019년 졸업생의 수도권 대학 진학률이 경희대 등 4년제 대학 21명, 인하공전 25명을 포함해 50.5%를 기록했으며, 지역 글로벌 반도체기업인 (주)스테츠칩코리아 외 다수의 우수기업체 취업률도 31%를 달성했다. 

2021년 청학공고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운영하는 자동화기계과, 첨단 전자분야의 선봉장 스마트전자과, 첨단산업의 자동제어를 교육하는 전기과, 미래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관련 제조 및 분석업무를 배우는 바이오학과 등 4개 학과 학생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2020, 5GO싶은 학교 프로젝트 행사 장면.(사진=청학공고)
2020, 5GO싶은 학교 프로젝트 행사 장면.(사진=청학공고)

◈ 청학공고의 특별 프로젝트, ‘5GO 싶은 학교’는 무엇인가?  

올해 청학공고는 ▲꿈이 있고 ▲신나고 ▲행복하고 ▲안전하고 ▲머물고 싶고 등 5고(GO) 싶은 학교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먼저 등교 수업기간에 전교생과 전교직원을 대상으로, 오전에는 푸드트럭에서 맛있는 즉석 토스트와 햄버거 및 음료수를 제공하는 오! 해피 데이(Oh! happy day)아침 등교맞이 이벤트를 열고, 오후에는 인천 퓨전국악단 ‘구름단’을 초청하여 퓨전 국악관현악 힐링 콘서트를 여는 ‘5GO싶은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를 매 학기마다 성황리에 추진해 큰 호응을 얻고 밝고 행복한 학교문화 조성에 기여했다. 

특히 청학공고는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탐구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학과별로 운영되는 상설동아리와 취미활동을 진행하는 다수의 자율동아리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중 3개 과가 연합된 전기자동차 동아리는 기계설계과의 부품 설계, 자동화기계과의 기계 가공 및 조립, 전기과의 자동차 전기 배선 기술들을 합쳐 지난 13일 전기자동차를 자체 제작해 성공적으로 시운전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청학공업고등학교 바이오화학과 기기분석실.(사진=청학공고)
청학공업고등학교 바이오화학과 기기분석실.(사진=청학공고)

◈ 왜 청학공고는 '바이오과학고'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나? 

지역의 직업계 특성화고등학교는 지역에서 출생하여 교육받은 학생들이 해당 지역에 취업함으로써 교육과 직업의 선순환시스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그 존립 목적이다.  

지난해 인천지역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수가 전년 대비 705명이 줄었으며, 올해에는 전년에 비해 1465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학공고는 10개 학급 중 절반이 기계 계열 학과로 운영되어 왔으나, 작년에 기계설계과가 정원의 절반 이하로 모집되는 등 전통적인 기계 계열 학과의 인기가 저조하여 학과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바이오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산업이자 인천의 8대 전략산업 중 하나로, 현재 송도국제도시에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들이 연계된 바이오특화단지가 급속하게 성장하며 새로운 바이오 관련 기술인재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바이오제약과 바이오화학 분야에서 활약할 기술인재들을 적재적소에 공급하기 위해 청학공고를 2021년 인천바이오과학고로 개편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2019년 화학공업과는 바이오화학과로, 2020년에도 전자기계과를 스마트전자과로 개편했으며, 내년에는 바이오제약과를 신설하여 뿌리기술과 바이오기술을 연계 교육하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장차 바이오과학고로 전환이 완료되면 본교 출신 학생들이 장기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바이오산업과 연계분야까지 진출이 확대되고, 지역 바이오산업 생태계와의 연계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학공업고등학교 스마트전자과 전경.(사진=한국뉴스)
청학공업고등학교 스마트전자과 전경.(사진=한국뉴스)

◈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untact) 교육체계가 일반화됐다. 기술 도제교육의 특성상 교육현장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도제교육의 특성상 현장교육이 중요하다. 

연초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현장교육 시행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코로나19 관련 조치계획이 시행된 4~5월부터는 도제학교 훈련과정 중 실습보다는 이론 수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언택트 교육을 시행했다.

특히 언택트 교육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본교는 현장 외 훈련(OFF-JT)을 집중 시행했고,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수립되어 방역 기준이 마련된 6월부터는 학습기업에 방역지침을 안내하고 철저한 현장점검 등을 통한 만반의 준비 후 현장 교육(OJT)을 실시함으로써 큰 어려움 없이 현장교육을 시행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기술 현장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열린 청학공업고등학교 전기자동차 제작발표회 기념사진..사진=청학공고)
지난 11일 열린 청학공업고등학교 전기자동차 제작발표회 기념사진..사진=청학공고)

◈ 기술·기능인에 대한 사회적 처우가 낮다는 지적이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사회는 기술·기능인에 대해 어떠한 관점을 가져야 하는가? 

기술과 IT가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기존의 기술·기능 인력들은 어느 한 분야만의 전문기술자가 아닌, 전체 생산과정이나 유통과정까지 총괄할 수 있는 ‘기술공정 마스터’의 수요가 급증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이전에 공장에서 도제식으로 전수되던 기술에서 나아가, 다양한 생산공정 장치들과 응용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초융합기술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기술계 직업계고도 최첨단의 기술 운영에 대한 다양한 커리큘럼을 준비하고 있으며, 높은 수준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기업 현장과의 협업도 강화하는 상황이다. 

나아가 기술·기능인에 대한 사회적 예우도 한 층 강화돼야 한다. 

사회에서 기술인재에 대한 합당한 조건과 처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인구 감소와 함께 산업 전반을 뒷받침할 기술인력들이 대거 이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 당국에서는 직업계고 학생들을 우수 기업체에 취업시키거나 하이테크 기술교육과 연계시키는 시스템을 준비해야 하고, 지역기업과 산업체에서도 지역 기술인력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취업과 기술교육의 선순환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 청학공고도 지역의 산업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앞으로 인천바이오고로서 인천지역 뿌리산업과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주도할 당당한 기술 기능인의 양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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