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은 인술이고 의학은 생명 증진이 목적인 학문이다’

안병문 영종국제병원 병원장.

[한국뉴스=김선근 기자]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하고 경제자유구역이 위치한 영종국제도시.
최근 영종도에는 감염병 전문병원을 뛰어넘는 종합병원 유치가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화까지 최소 3년에서 5년이상이 걸린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의 조속한 설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익성 문제로 민자유치 종합병원 설립은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인천시는 감영병 확산 방지 등이 포함된 국립중앙의료원 분원인 국립병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영병원, 재난병원 등의 국립종합병원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어 유치하게 될 종합병원의 성격부터 합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급증하고 있는 영종지역 응급환자와 급성기 질환에 대한 치료 등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7월 2차병원인 영종국제병원이 개원했다. 
기존 영종도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인천대교나 영종대교를 건너 최소 치료까지 40분이상이 소요됐지만, 이제 응급환자에 발생해도 1차 조치가 가능해 질 전망이다.         
영종국제병원 개원을 이끌었던 안병문 병원장은 30년 전 인천 가좌동과 주안공단에서 성민병원을 설립해 신체가 절단된 노동자들의 수지접합수술을 담당하며 인천지역 응급의료시스템의 안착시킨 장본인이다. 
안 원장은 26년간 근무했던 성민병원을 떠나 의료서비스가 현저히 부족한 영종도에서 초기 원장으로 마지막 의료 투혼을 발휘하기로 결정하며 병원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안병문 원장을 만나 영종국제병원의 역할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위치한 '영종국제병원' 전경사진.

◈ 영종국제병원을 개원 이유와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인천국제공항이 있고 영종국제도시라는 화려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그간 영종도에는 병원급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었다. 
영종국제병원이 개원한 지난해 7월 8만502명이던 인구수가 올해 4월 말 9만1천639명으로 증가했으며, 중구 전체 인구의 약 66%에 해당된다. 
현재 영종도에는 국제공항을 비롯한 기업체의 상주인원을 포함하면 1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어 수준 높은 의료기관의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인구증가율이 보이고 있으나, 주민들은 인천대교 또는 영종대교를 건너 중구가 아닌 외지에 있는 병원을 찾아야 했던 의료시스템의 사각지대였다. 
병원 설립 전 이곳에는 개인의원, 치과, 한의원 등 48개소의 의원급 진료기관만 있을 뿐 병원급 의료기관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인천공항이 들어오기 훨씬 전인 1990년대 중반 병원진료를 위해 찾아온 영종주민 한 분이 “밤에 열이 나거나 복통이 나도 갈곳이 없다”며 “제발 의료봉사라도 와달라”고 요청해 면사무소 근방에 성민의원을 열어 의사를 파견했던 적이 있다.
이번에는 영종도에서 시민활동을 하는 한 분이 성민병원 입원 도중 “응급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열어달라”고 부탁해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개원했다. 
이후 개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일들이 많았다. 
지역병원으로서 가능한 영종지역의 고용창출을 높이기 위해 공사업체도 지역업체를 선정했으나 지역적인 한계로 공사가 수차례 중단되어 시간과 비용손실이 매우 컸다. 
또 의료 핵심인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아직 사람들의 머리 속에 영종도는 오지라는 인식이 있어 실력 있는 의사와 전문인력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고, MRI.CT 설치과정에서도 이곳이 의료취약지구가 아니라는 이유로 개원의들과 특수장비 공동활용 동의 없이는 설치허가가 나지 않아 여러 개의 진료과가 개설된 상태에서 일반 영상장비로만 진료하느라 병원이미지 타격과 운영손실도 보았다. 
그러나 영종국제병원은 준비부터 현재까지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경영원칙과 영종주민의 건강지킴이로서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종 및 인근 도서지역 주민들이 영종국제병원을 ‘내 주치의 병원’이라고 생각하고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출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 현재 영종국제병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의료서비스와 장점은 무엇인가
영종국제병원은 개원 당시 정형외과, 신경외과, 내과, 소아과 개설하고 건강검진센터와 도수/물리치료센터를 함께 열었다. 이후 인공관절, 골절 등의 수술이 가능한 무균수술실을 비롯한 MRI와 CT 등 대학병원 수준의 첨단의료장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개원 당시 39병상이던 병상수를 추가공사를 통하여 77병상으로 확장했다.  
특히 야간과 휴일에 응급환자가 발생되면 다리를 건너야하는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야간과 휴일 응급진료가 가능하도록 기본 시설과 장비를 구축했으며, 2020년 3월 중순 영종용유지역 최초로 신경과를 개설해 지역주민들에게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본원인 뉴 성민병원이 가까운 서구에 있어 응급상황 대처에 용이하고, 상시 본원과 연계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 영종지역에 종합병원 유치의 필요성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규모에 따라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종합병원 설립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아직까지 영종도에 종합병원이 들어오기에는 열악한 환경이다. 지역주민들은 규모가 큰 종합병원을 원하고는 있으나 최소 인구가 30만명을 넘어서야 운영이 가능하다. 
재단에서 이곳에 분원을 설립한 것도 향후 종합병원으로 발전할 미래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들어와서 보니 앞으로 수년간은 영종국제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77병상과 시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작게 출발하지만 병원을 찾는 주민들이 만족할 수준의 진료를 받고 행복하게 병원 문을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최근 소아과를 열었다가 폐쇄를 했는데 이는 지역에 소아과 개원의들이 늘어나 중복을 피하기 위한 상생의 조치였다. 대신 신경과를 열어 노인환자 및 신경성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으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 변화에 맞춰 진료과를 확충할 예정이며, 4~5년 후 정도에 200병상의 종합병원을 개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 관계기관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운영상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무엇이 필요한가?
현재 응급환자를 돌보기 위해 의사 2명, 간호사 2명, 방사선사 2명, 원무직원 2명을 고용해 야간과 휴일진료까지 시행하고 있는데 운영손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응급진료를 시행하는 것은 “단 한명의 목숨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지역사회에서의 2차병원의 존재가치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해 가을경 1층에 별도로 응급실 시설을 준비해 심폐소송술 등의 응급처치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응급실 운영을 위해 인건비 등을 포함해 한 달에 최소 2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응급실 수입을 고려하더라도 한 달에 최소 1억5천만원 이상의 적자를 감당해야 한다. 의료 수요가 많지 않은 지역에서 중소병원이 혼자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의료취약지역에는 지자체가 응급실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례가 있으나, 영종은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등 다리가 연결돼 있어 의료취약지구 제외된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응급 골든타임에 대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영종도도 의료취약지구 또는 응급의료취약지구로 지정해 응급의료센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 병원에서 진행 중인 해외 의료단체의 교류나 지역과의 상생활동이 있는가? 
본원인 뉴 성민병원, 성세의료재단과 함께 해외 의료단체와의 교류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었고, 올해 초부터 영종도 내 노인시설을 주기적으로 찾아가 의료상담과 교육도 중단한 채 잠정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본원에서 오랜 기간 지역 영세민들을 위해 진행했던 수술후원사업을 연계시키기 위해, 5월부터 사회복지사 1명이 파견돼 영종지역에서 수술이 필요한 영세민 발굴작업을 개시했다.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로 돌아서면, 의료취약지 의료봉사, 장애인과 취약계층 대상의 의료봉사서비스, 의료물품 후원 등의 계획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구체화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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