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설 곳 없는 생계형적합업종법
소상공인 설 곳 없는 생계형적합업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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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2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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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 최스재 회장
최승재 회장.
최승재 회장.

소상공인 생계형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1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특별법은 영세한 소상공인 업종을 지정하여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즉 소상공인이 아닌 기업집단의 무분별한 골목상권과 생계형업종에 진출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법의 본질적 목적이다. 특별법은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에 대한 대기업 진입을 제한하는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제도’와 구별되는 소상공인 보호에 관한 법률이다.

이렇듯 그동안 소상공인 정책의 부재 속에서 훼손된 소상공인 업종의 생태계 복원을 위해 마련된 최초의 특별법은 소상공인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제도의 경우 중소기업의 제조 기반을 확보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대기업 진입이 차단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몇몇 중견·중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낙수효과를 통한 경제민주화나 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중소기업이 피터팬 증후군에 빠지기도 한다. 이것은 당초의 법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더 작은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불러오는 부작용이어서 면밀한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영세 소상공인 보호막 부실

우리가 중소기업적합업종을 지지하는 이유는 중소기업의 건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보호기간을 통해 체력을 회복하고 나서 올바른 성장사다리를 통해 기업성장을 지원한다는 명분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소상공인 생계형적합업종’도 이와 같은 시각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된다.

이런 의미에서 소상공인들과 시장에서 맞닿아 경쟁하는 기업군이 대기업에서 중견·중기업으로 확대되어 가는 현실에서 진입장벽이 낮아 시장에서 내쫒기고 있는 영세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소상공인 생계형적합업종’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이는 ‘소상공인 생계형적합업종’과 ‘중소기업적합업종’을 중심으로 시장실패를 막고 공정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으로써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산업계층 간 기본 토양으로 작용하여 건전한 대한민국 경제의 밑바탕을 단단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상공인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은 시행령에서부터 취지를 벗어나고 있어 제2의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 아쉽다. 이유는 생계형적합업종을 신청하는 자격을 가지는 단체의 소상공인 비율을 경우에 따라 최소 17%로 정해 소상공인 시장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 당국 입장은 신청할 수 있는 단체의 소상공인 회원 비중을 낮추는 것이 보다 많은 생계형소상공인 업종을 신청하게 함으로써 법 취지에 부합된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이는 입법취지를 잘못 해석한 행정부의 착오라 하겠다.

생계형적합업종의 지정으로 소상공인들은 대기업을 포함한 중견·중기업으로부터도 보호되어야 한다. 하지만 어떤 업종은 중견·중기업과의 더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도태될 수 있다. 소상공인을 보호하고자 지정한 업종에서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고 없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중소기업적합업종과 구별돼야

중소기업 지원 기관이나 단체들은 더 이상 ‘소상공인 생계형적합업종’에 기웃거리지 말아야 한다. 중소기업 시장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제도’ 나 ‘중소기업 간 경쟁제도’ 등 다양한 법과 지원제도가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법을 제2의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만드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관련법 개정을 통해 얻어 나가는 것이 합당하다.

‘소상공인 생계형적합업종 특별법’을 소상공인에게 되돌려주기를 바라며, 그렇게 함으로써 소상공인이 경제주체로써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되고 소득주도성장의 마중물과 기초로 우뚝 설 수 있기를 700만 소상공인은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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