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흥도 낚싯배 충돌사고가 발생한 이후 영흥도 지역 낚시업계 분위기는 썰렁하다.

지난 4일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시한번 안전관리대책 수립을 관계기관에 촉구했다.

그동안 영흥도와 선재도는 주말과 휴일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낚시꾼으로 붐볐지만, 사고 이후 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영흥도에서 6년 정도 낚시업체를 운영한 A(59)씨는 “보통 일주일 전에 '이날 낚시하러 가겠다'고 예약을 미리 하는데 사고 뒤 갑자기 예약 취소가 밀려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사고 여파를 실감해 했다.

낚시 성수기인 9∼11월이 지나 막바지라는 점을 고려해도 평소 예약률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게 낚시업계의 설명이다.

영흥도에서 낚시 어선을 운영하는 선주 B(54)씨는 “사고가 난 뒤 예약 취소를 문의하는 전화가 여러 통 걸려왔다”며 “손님이 줄어든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사실 일을 하려 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낚시업체를 운영하는 다른 어민들도 그저 조용히 침묵하고 애도하는 모습”이라며 침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주민 6천300여 명이 사는 영흥도에서 옹진군에 낚시어선업을 신고하고 운영하는 낚시 어선은 총 90척이다.

수도권과 가까운 데다 우럭과 넙치잡이 등 선상 낚시를 즐길 수 있어 겨울 낚시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몰리지만, 갑작스러운 사고에 선착장은 적막하기만 하다.

영흥도를 자주 찾아 겨울 낚시를 즐겼다는 낚시꾼 송모(43)씨 역시 “평소에도 바다낚시를 나가면 암초나 파도 위험을 느끼곤 했지만, 근해에서 다른 배와 부딪쳐 큰 사고가 난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 했다”며 우려했다.

그는 또 “나 역시 새벽 낚시를 자주 갔었는데 이런 사고가 또 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으냐”며 “특별한 약속이나 꼭 참석해야 할 낚시가 아니면 당분간은  바다낚시를 가지 않게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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