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래 새우타워, "인천의 머라이언 될 수 있다"
[기고]소래 새우타워, "인천의 머라이언 될 수 있다"
  • 한국뉴스
  • 승인 2020.01.2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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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호 인천 남동구청장
이강호 남동구청장.
이강호 남동구청장.

싱가포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머라이언'이다. 이것은 머리는 사자이고 몸은 물고기인 상상의 동물인데, 인어(mermaid)에 사자(lion)를 합성해 만든 말이다.

싱가포르 전역에 7개의 머라이언 조각상이 있는데, 이 중 센토사섬 머라이언이 가장 크다. 전망대로도 이용되고 있는 이곳에선 저녁 무렵 레이저쇼가 펼쳐지기도 해 싱가포르의 명물 역할을 해 왔다.

이 상징물 하나가 싱가포르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 온 셈이다.

세계 주요 도시를 가보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조형물이 하나씩은 있다. 하지만 모든 조형물이 처음부터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파리 에펠탑도 건립 당시에는 많은 이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탑은 처음 지어졌을 때 수많은 이들로부터 외관이 흉물스럽고 거슬린다는 비난을 받았다.

에펠탑을 싫어했던 소설가 모파상은 점심을 의도적으로 에펠탑 안에 있는 식당에서만 해결했다고 한다. 당시 이곳이 파리에서 유일하게 에펠탑 외관을 볼 수 없는 곳이란 이유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정부나 지자체들도 그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는 조형물을 만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형물은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지역을 대표하지 못하고 엉뚱한 조형물을 세웠단 지적들이 많았다. 이들 대부분은 건립 전 여론 수렴이나 전문가 의견을 생략한 채, 일단 만들어놓기만 하면 방문객이 줄을 이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실패했다.

여기에 그 지역 색채나 역사적 맥락과 관계없는 조형물을 만들어놓은 것도 국민의 부정적 시각을 더했다.

인천 남동구에서 대표적 관광지로 꼽히는 곳이 소래포구다. 이곳에는 최근 연평균 600여만명이 찾을 정도로 수도권의 관광명소가 돼왔다.

새우와 꽃게 등 풍부한 해산물로 유명한 곳이지만, 정작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겐 해산물 구입과 식사 외에는 마땅히 즐길 거리가 없는 실정이다.

관광객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소래포구에는 식(食·먹거리)은 있지만 그 이후 경(景·볼거리)이 없다는 것이다.

상인들 사이에서도 포구 인근에 산책로를 조성하거나 지역을 상징할만한 조형물이 있다면 훨씬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란 제안도 많았다. 2019~2020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만큼, 이제라도 지역을 대표할만한 조형물이 필요하단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남동구에선 소래포구를 대표할 만한 조형물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조형물에 대한 외부 디자인 공모에선 새우모양을 띤 조형전망대가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이제 오는 6월이면 소래포구와 인접한 5부두 약 845㎡의 공간에 소래포구의 특산품인 새우를 상징하는 20m 높이의 '새우타워' 가 생긴다. 타워에는 전망대와 해변카페, 휴게공간도 들어선다.

인근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걱정하는 취침권 방해 문제도 밤 9시 이후 야간조명을 끄기로 해 주민들과의 갈등은 원만히 해결됐다.

새우타워 옆 해오름공원 호수 주변 산책로도 정비해 주민들에게 여가와 건강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없거나 유동인구가 적은 곳에 설치된 것, 지역주민이 반대하는 조형물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높다.

조형물을 설치할 주체가 충분히 지역 여론을 수렴해야 하고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쳤음에도 무작정 반대만 한다면, 당장 예산절감은 하겠지만 길게 봤을 때는 지역경제뿐 아니라 관광자원 활성화에도 이로울 게 없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 사업과 함께 국가어항 지정으로 소래포구 개발이 완료되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급증할 것이다.

여기에 새우타워도 관광객들이 소래포구를 찾게 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나는 믿는다. 새우타워라고 해서 싱가포르 머라이언 만큼 인기를 끌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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