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취약계층 배려하는 국민취업제도
[기고] 취약계층 배려하는 국민취업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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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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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사각지대. 주차하거나 차선을 바꿀 때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보행자나 다른 차와 충돌할 확률이 높은 영역이다. 사이드미러 경고등과 후방 및 측면 카메라 같은 안전장치가 발전하면서 자동차 사각지대는 사라지고 있다.

운전이 생명과 직결되듯 일자리 정책은 삶과 직결된다. 고용안전망은 실직해도 일정 소득으로 구직 활동을 해서 다른 직장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삶의 안전장치다.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고용안전망은 1995년 도입된 고용보험이다. 실직자가 새 직장을 찾아 재기할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큰 기여를 하며 1차 고용안전망으로 자리 잡았다.

노동시장 진입조차 어려운 이를 위해서는 ‘재정지원 직접 일자리’가 있다. 정부가 최근 노인 일자리를 늘린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 1위인 한국에 꼭 필요해서다.

그럼에도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넓다. 저소득층 중 실업급여를 받아본 사람은 10%에 못미치고 자영업자 가운데 0.3%만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다. 정부는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을 통해 이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돕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예술인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자의 55%만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다.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2009년부터 저소득층 등에게 상담, 직업훈련, 취업알선을 연계하는 취업성공패키지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이혼과 암 치료로 우울증에 시달리던 여성 가장이 취업했고, 대학 졸업 후 2년간 게임중독에 빠졌던 청년은 제약회사 사원이 됐다. 그러나 취업성공패키지에는 한계가 있다.

구직활동 기간에 소득을 지원하는 기능이 미약해 당면한 생계 해결에 주력하다 보니 더 나은 일자리를 찾을 여유가 부족하다. 경기가 어려워도 예산 사정에 따라 지원 규모가 축소되기도 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이드미러 경고등 같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모든 취업취약계층을 포섭하면서 OECD의 권고처럼 생계 지원과 취업 지원 서비스를 결합한 국민취업지원제도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모든 취업취약계층이 개선된 취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저소득 구직자나 폐업한 영세자영업자 등은 월 50만 원씩 최장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올 9월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근거 법률인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입법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는 만큼 빠른 국회 통과를 기대한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이란 말처럼 국민취업지원제도가 법제화하면 연간 235명 이상의 취업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중층적 고용안전망이 완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마저 포용성을 강조하는 시대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플랫폼 노동자와 ‘82년생 김지영’ 같은 경력단절여성, 영세자영업자 등이 함께 잘살 수 있는 포용국가 실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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